"중국에서는 풀타임, 한국에서는 1분도 안 나왔다. 최고다!"
'호날두 노쇼'로 물의를 빚은 친선경기를 지켜보던 중국 네티즌의 반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노쇼에 대한 항의서한을 유벤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세리에A,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했지만 이미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은 국내 팬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는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0일 '호날두 노쇼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갖고 "29일 유벤투스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단축 언급, 호날두 불출전, 경기 지연 등 무례하고 오만한 점을 간과할 수 없었다"면서 "6만 여 팬들의 배신감을 전하지 않을 수 없어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유벤투스 네드베드 부회장은 "경기 시간을 전·후반 각 40분,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여달라"고 무리한 요구까지 했던 사실이 공개됐다.
그는 "킥오프 시간을 9시로 늦춰달라"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하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의 플레이를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고가의 티켓을 구매하고 지연된 경기에도 기다려준 팬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다.
호날두는 우리나라 방문에 앞서 방문했던 중국 경기에서 전 후반 90분을 풀타임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가 됐다.
해외 네티즌의 반응을 소개한 사이트에서는 중국 내 네티즌들이 호날두 노쇼를 바라본 시각이 어땠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돈을 적게 주니까 호날두가 나올 필요가 없는거지", "호날두를 보려고 직관 갔는데 가슴 아프겠다", "출장을 안 한다는건 상대를 무시하는거지", "호날두는 유니폼도 안입었어", "진짜 한국을 우습게 보네! 호날두를 끝까지 안 내보냈어", "한국에 대한 대우가 별로네...호날두까지 안 뛰게하다니", "역시 중국이 최고다. 풀타임 출전도 하고 말야", "남경에서는 풀타임 출전했는데 한국에서는 1분도 안나왔어", "한국 축구팬들은 티켓값 환불받아라"라고 자신들의 우월감과 동시에 한국 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호날두 '노쇼' 파문에 대해 "호날두, 기획사, 한국프로축구연맹 모두가 국민의 비난으로 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호날두의 중국에서 모습과 달리 프로 답지 못한 책임 없는 행동을 보였으며 기획사의 행사진행도 치밀하지 못했다"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지도 감독 소홀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를 통해 축구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기대는 하늘로 헛되이 날아가버렸다. 오로지 돈을 위한 한탕주의 모습을 보는 듯해 씁쓸하다"고 평했다.
앞서 26일 내한한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것'이라는 계약서와 달리 벤치만 지키다 서둘러 출국했다.
이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첫 민사소송이 제기된데 이어 당시 친선경기 행사를 총괄한 주최사와 호날두, 유벤투스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당시 경기를 관람한 관중 2명이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어 집단소송에 동참하는 관람객들은 점차 늘고 있다.
경기 전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전해진 것과 달리 그는 귀국하자마자 "집에 오니 좋다"면서 런닝머신 위에서 춤을 추듯 가벼운 몸짓으로 장난치는 영상을 올려 국내 팬들이 느끼는 비참함과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