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은서 기자 ] “언제부터인가 (기업 지원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보다 (규제 부처인) 환경부가 훨씬 힘이 세졌어요. 환경 규제 정책과 관련해 산업부가 수차례 완화 요청을 했지만 환경부가 퇴짜놓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환경부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건 누구보다 기업들이 가장 크게 느낄 겁니다.”
한 산업부 고위공무원의 토로 내용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 환경부의 몸집과 영향력은 몰라보게 커졌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물관리 정책이다.
환경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물 관리 일원화 방침에 따라 수자원 정책의 주무부처가 됐다. 국토교통부 업무와 인력도 흡수했다. 국토부 수자원정책국, 4대강 홍수통제소 인력 188명이 고스란히 환경부로 넘어왔다.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등이 맡았던 온실가스 감축 관련 업무도 지난해 환경부로 일원화됐다.
예산도 꾸준히 늘었다. 환경부 본예산은 2014년 5조4121억원 규모에서 올해 6조6671억원 규모로 5년 새 20% 커졌다. 올해는 미세먼지 대책 주무부처로서 1조원 넘는 추가경정예산안도 확보했다.
환경부의 몸집 키우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환경부는 미세먼지 배출량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신설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말께 관련 정원이 9명가량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을 담당하는 화학안전기획단을 국장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는 환경감시관 인력도 늘릴 방침이다. 환경감시관은 대기오염물질·폐수 불법배출 등 환경법 위반 행위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환경사법경찰관으로 환경범죄 수사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환경감시관은 93명이다. 이를 내년까지 25명가량 더 늘려 감시망을 촘촘히 한다는 구상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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