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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한번에 희귀 유전병 '원샷 치료'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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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 '졸겐스마'
유전자·세포 치료제 허가 급증



[ 전예진 기자 ] 주사 한 방으로 불치병을 고치는 ‘원 샷 치료제(one-time treatment)’ 시대가 오고 있다. 올해부터 면역 항암제 ‘킴리아’와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 등이 국내 보험급여 등재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완치가 불가능했던 혈액암이나 치료제가 없어 사망에 이르렀던 희귀 유전병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그러나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약값 때문에 경제성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질병의 근본 원인 해결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는 최근 질병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스파크 테라퓨틱스의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인 ‘럭스터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지난 5월에는 노바티스가 인수합병한 아벡시스가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를 승인 받았다. 블루버드 바이오의 지중해빈혈 및 겸상적혈구빈혈 치료제인 ‘진테글로’도 유럽의약청(EMA)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유전자 치료제 임상은 지난해 232개에서 올해 372개로 급증했다. FDA는 2025년까지 매년 10~20개의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가 허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 샷 치료제는 한 번의 주사로 질병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럭스터나는 선천성 흑내장이라는 유전적 요인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환자의 시력을 찾아줄 수 있다. 선천성 흑내장 환자의 세포는 시신경이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 관여하는 단백질인 RPE65를 생성하지 못한다. 럭스터나는 정상적인 RPE65를 생성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임상시험 결과 럭스터나를 주사한 아이들은 눈앞의 장애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회복됐다.

졸겐스마도 비슷한 원리다. 이 약물은 희귀 유전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을 치료한다. 태어나자마자 운동신경세포가 죽어가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정상적인 생존운동신경원 ‘SMN1’ 유전자가 결핍돼 발생한다. 증세가 심각한 1형 환자는 만 2세가 되기 전 90%가 사망한다. 이런 환자에게 졸겐스마를 주사하면 약물 속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가 환자의 세포로 정상 기능을 하는 유전 물질을 전달한다. 생후 6개월 이후 척수성 근위축증 판정을 받은 영아에게 투여한 결과 운동신경세포가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내서도 경제성 논란 예고

원 샷 치료제는 사람의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문제는 약값이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유전자 치료제의 투여 비용은 4억~25억원에 이른다.

졸겐스마는 1회 투여 비용이 약 25억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다. 하지만 경쟁 약물과 비교하면 전체 치료비용이 적게 든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는 첫해 투약에 약 5억5000만원이 들고 매년 2억~3억원가량의 약값이 든다. 스핀라자로 10년 동안 치료받는 것보다 졸겐스마를 한 번 맞는 비용이 적은 셈이다. 하지만 수십억원의 치료비를 부담할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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