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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韓 보복 수위 높이는 日…수소車 이어 철강도 녹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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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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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수소차 적용 화학소재 수급 문제
    화학소재 원가 올라가 수소차 가격 높아져
    쌍용차·르노삼성, 핵심부품 일본서 수입
    일본, 수출규제 품목 탄소섬유까지 확대 계획
    현대제철, 탄소섬유 받지 못하면 공급 차질





    한·일 경제 전쟁을 부른 일본의 보복성 반도체 수출 규제가 자동차를 넘어 철강 산업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가 수소차에 들어가는 화학 소재를, 쌍용차와 르노삼성이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만큼 국산화율을 높이지 않으면 수출 규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현대차의 수소차 플랜에 맞춰 부품을 생산 중인 현대제철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소차의 주요 부품에 쓰이는 소재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지난 1일 예고한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가 한·일 경제 전쟁 목전까지 온 것이다.

    최근 일본은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에 대해 허가 신청을 면제해 주는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24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8월 중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식품과 목재류 등을 뺀 거의 대부분 품목이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가능성에 따른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업계는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수소차사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수소차를 처음 개발한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유럽연합(EU)과 함께 수소차와 충전소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대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소차가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업체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수소 사회 본격 진입'을 목표로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요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위해 수소전기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연료전지시스템에 들어가는 기체확산층은 전량을, 전력변환장치와 수소저장용기는 절반 이상을 수입산에 의존한다. 현대차는 수소차에 사용되는 촉매, 전극, 전해질, 분리판 등을 독일과 일본기업으로부터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규제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화학 소재의 원가가 올라갈 경우 현대차가 제작하는 수소차의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로선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판매 확대에 부담이 생긴다. 수입업체를 다양화해 일본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수소차 외에 내연기관 기반 자동차 분야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을 통해 상당수의 부품이 국산화된 상태여서다.

    쌍용차와 르노삼성도 일본 규제의 영향권에 있다. 양사는 차량의 핵심부품인 변속기와 관련해 일본의 '아이신', '자트코'로부터 완성품을 받아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일본의 부품소재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해외 수출 물량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진다. 사실상 쌍용차와 르노삼성 모두 일본산 핵심 부품들을 대체할 도리가 없어 규제가 장기화될수록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단기로 마무리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이대로 끝날 경우 자동차 업계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을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까지 확대하겠다는 수출규제 강화 의지를 내비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속 분리판에 들어가는 소재 중 일본에서 공급받는 탄소섬유를 공급받지 못하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2030년 연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 로드맵에 맞춰 수소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사업, 연료용 수소 공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금속분리판은 수소차의 주요부품인 연료전지스택의 핵심소재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수소차의 엔진에 해당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제철의 금속분리판 생산이 1단계에 머물러 있어 크게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풀가동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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