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유동증권 판매 카사코리아,
공매도 플랫폼 디렉셔널 등 투자
[ 강영연 기자 ] 신한금융투자가 핀테크(금융기술)업체에 직접 투자한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강조하고 있는 김병철 사장(사진)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투자뿐 아니라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을 직접 인수합병(M&A)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사업본부를 통해 지난달 초 카사코리아에 5억원을 투자했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카사코리아는 협약을 맺은 부동산신탁회사가 발행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전자증서 형태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계약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들이 전자증서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카사코리아의 플랫폼 이용자를 위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카사코리아에 이어 개인 공매도 플랫폼 업체인 디렉셔널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디렉셔널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 주식 투자자끼리 주식을 대여·차입할 수 있는 개인 간(P2P) 주식 대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10만 주를 보유한 개인이 연 5%의 이율로 주식을 빌려주겠다고 올려두면 다른 개인이 다른 제안들과 비교해 필요한 만큼의 주식을 원하는 가격에 빌려 공매도에 사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디렉셔널이 곧 진행할 2차 펀딩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그동안 자기자본투자(PI)본부에서 바이오기업 등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주로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해 자본이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었다. 디지털사업본부를 통한 투자는 핀테크업체에 국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 기업을 평가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겼다. 그간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적 부문 평가 비중이 높았다. 핀테크업체 투자는 이보다는 성장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현주미 신한금융투자 디지털사업본부장은 “고객 수, 주주 현황, 사업모델 등을 평가해 가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투자뿐 아니라 사업에서도 협업하고 가능성 있는 기업은 M&A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사업, 신기술 투자’를 강조한 뒤 이 분야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까지 50개 핀테크 기업과 제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6월 말까지 30개 기업과 제휴했다. 4월에는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용 상장지수증권(ETN)을 선보였다. 5월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을 선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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