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20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금리 급락, 금 값 폭등, 변동성지수(VIX) 상승, 달러화 하락 등이 나타났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2954.18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VIX가 상승한 것도 이상하지만,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금이 주가와 함께 급등하고 있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덕분인데요. 결국은 엄청나게 풀린 돈(그리고 더 풀릴 돈)이 모든 금융시장을 상승세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버블이 생기는 게 통상적인 사이클이겠지요.
과거를 찾아보면 Fed가 금리를 낮춘다고 증시가 오르는 건 아닙니다. 1995년, 1998년은 Fed의 선제적 금리 인하가 성공했지만 2001년과 2007년에는 금리 인하도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워낙 큰 버블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한경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습니다. 어제 오늘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질문1> 어제죠. Fed가 하반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예고하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 여부가 금리 향방의 키를 쥐게 되지 않았습니까?
Fed는 어제 금리 인하의 의지를 밝히면서 두 가지 단서를 달았습니다. 즉 미국의 경제 지표가 회복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글로벌 성장이 계속 둔화되는 경우입니다.
미국의 경기 지표도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여부가 금리 향방의 키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어제 "우리 머리 속을 채우고 있는 건 정말 무역 문제의 진전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FOMC 위원 17명 중 8명이 점도표를 통해 올해 안에 금리 인하, 그중 7명이 2회 인하를 예측한 게 시장엔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줬습니다. 또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유가 크지 않은 만큼 Fed가 좀 더 빨리 과감하게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아직 금리 인하는 확정된 게 아닙니다. 오는 28~29일 일본 G20 정상회의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담판 결과를 지켜봐야하구요. 다음달 30, 31일 열리는 7월 FOMC를 앞두고 중요한 경제 지표만 따져도 7월5일 6월 비농업고용, 7월26일 미국 2분기 GDP 속보치 발표 등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들 결과가 부진하고 나오고, 얼마나 나쁘냐에 따라 Fed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2> 월말 G20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했지만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낮습니다. 향후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 지, 변수는 없을지 미 현지에서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어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의회에서 중국과 사전 협상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다음주 화요일 즉 25일에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단이 일본에서 만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가 협상단을 이끌게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만남이 29일께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전에 나흘 가량 고위급 실무협상을 갖게 되는 겁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여러 번 얘기했듯이 이번 만남에서 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월가 관측입니다. 양국은 지난달 초 협상이 결렬된 뒤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았구요.
그동안 결렬의 원인이던 합의 법제화와 이행 강제 문제, 미국의 기존 관세 유지 등에서 양국 모두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결렬 전 합의했던 내용으로 돌아와야 타결할 수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중국은 법제화 등은 주권 문제라며 상호호혜적이고 공평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나마 유력한 가능성은 미국이 추진중인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양국이 다시 협상하기로 하는 겁니다. 작년 12월 아르헨티나 G20 협상에서 일시 휴전하고 협상키로 한 것과 비슷한 것이지요.
월가에서는 이번은 아니지만 협상을 거쳐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제한된 수준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입니다. 두 나라 모두 무역전쟁 부담을 장기적으로 끌고가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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