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지로 뜨는 울산 회야댐생태습지
[ 하인식 기자 ] 여름 휴가는 가고 싶은데 뻔한 여행지가 싫다면 한정된 기간에만 개방하는 숨은 관광지에 주목해보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4월 3일부터 5월 1일까지 국민을 대상으로 ‘숨은 관광지’ 추천 이벤트를 통해 1236개 관광지를 접수했다. 여행작가와 기자 등 관광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통해 6개 관광지를 엄선했다.
여섯 곳의 관광지는 한정개방관광지인 울산 회야댐생태습지(7~8월, 1개월간), 제주시 거문오름 용암길(7월, 9일간) 등 두 곳과 신규 개방관광지인 서울식물원과 식민지 역사박물관, 경기 연천고랑포구역사공원, 전북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 등 네 곳이다.
회야댐생태습지는 노방산(258.9m)이 마주 보이는 통천마을 앞 강변에 있다. 습지를 끼고 돌아가는 강줄기가 안동 하회마을 못지않게 멋진 곳이다. 회야댐이 들어서기 전 통천마을 주민 700여 명은 이 땅에 농사를 지었다. 기름진 땅은 1982년 회야댐이 건설되면서 잡초가 무성해졌다. 통천마을 일대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민이 인근 옥동과 무거동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주인 잃은 논과 밭에 새 생명이 싹튼 건 2003년 이곳에 친환경 정화 시설을 조성하기로 하면서다. 6년 뒤 주인 잃은 땅이 연과 갈대, 부들이 가득한 습지로 다시 태어났다.
1년에 딱 한 달, 연꽃이 만발하는 시기에 여행자의 방문을 허락하는 회야댐생태습지는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다. 2012년 시작된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은 지난해까지 7회를 이어오는 동안 탐방 허용 인원을 채우지 못한 날이 하루도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올해는 탐방 기간을 1주일 늘렸다.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은 통천초소 안 만남의광장에서 생태습지까지 왕복 4㎞를 오가는 코스로 성큼성큼 걸으면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전체 습지면적은 17만2989㎡에 이른다.
개방 기간에도 상수원 보호구역 내 수질 보호를 위해 탐방 인원을 오전과 오후 50명씩 하루 100명으로 제한한다.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에는 문화 해설사 2명, 담당 공무원 2명, 안전 요원 2명이 동행한다. 탐방 시간은 오전 9~11시와 오후 3~5시다.
탐방 신청은 오는 7월 10일부터 8월 20일까지며 전화나 울산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 숨은 관광지 페이지에서는 함께 가보면 좋을 주변 여행지와 추천 코스, 숙박, 맛집, 이동경로 등 상세정보를 제공한다. 개방 시기와 관람 방법 등 상세정보를 확인하고 떠나는 게 좋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회야댐생태습지가 문체부의 숨은 관광지로 선정됨에 따라 대한민국 생태관광지 26선에 뽑힌 태화강 십리대숲과 함께 울산이 생태관광 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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