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표준물질 개발…상용화 기대감 UP
출산연령이 늦어짐에 따라 태아와 임산부의 상태를 진단하는 산전(産前) 검사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다운증후군 판별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표준물질을 개발했다. 이 표준물질이 상용화되면 부정확한 산전검사 때문에 불필요하게 받았던 양수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런 비침습적 산전검사용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 3월 19일자)에 실렸다.
다운증후군은 2개 있어야 할 21번 염색체가 3개 존재해 생기는 염색체 이상 질환이다. 현재 태아의 21번 염색체 수를 알아보기 위해선 임신부 혈액에 들어있는 태아의 DNA를 정제해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임신부 혈액 속 태아의 유전물질의 양은 5% 이하 인데다, DNA 정제 과정에서도 양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 평가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검사기관은 평가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표준물질'을 쓴다. 산전검사용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은 물에 정상 세포와 다운증후군 세포의 DNA를 함께 넣어 평가 시 다운증후군 '양성'으로 평가된다.
표준연은 평가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는 표준물질을 제작했다. 실제 임신부의 혈액을 가정하고 매질로 물 대신 혈액 성분인 혈청을 쓴 것이다. 기술적으로 혈청에 원래 있는 DNA를 없애는 게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하고 혈청 상태의 표준물질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표준과학연구원 양인철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물질로 산전검사의 정확도가 향상돼 추가 양수검사에 대한 임신부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정 선임연구원은 "이번 표준물질 개발에 활용한 DNA 정량분석 방법은 복잡한 매질에서 DNA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질병 진단부터 혈액이나 식음료 등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시료의 품질 평가까지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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