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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단체들은 규제개혁 필요성 제대로 설득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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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 방문, 성과 못낸 채 '보여주기'에 그치기 일쑤
당국 납득시킬 디테일 개발, 지속적인 물밑대화 등 필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또 국회를 찾아가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야 5당의 원내대표가 대폭 교체된 데 따른 인사차 방문에서 골병 들어가는 기업 현실을 상기시키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박 회장은 “정치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화와 양보로 경제 현실을 붙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이 경제 활성화 입법과 규제개혁을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정부에 정책 건의서를 내놓은 것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박 회장의 대한상의는 정부와 재계 간 소통창구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연초 청와대에서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때는 사회도 맡았다. 정부와 국회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뛰어다니며, 대통령 해외순방길에도 매번 재계대표단을 이끄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기업을 곱지 않게 보는 정부에서 웬만한 노력 없이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생각해 볼 게 있다. 얼마만큼 정부와 여당을 설득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규제 개혁을 이끌어냈느냐 하는 것이다. 박 회장이 청와대 국회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정책 결정권자들을 숱하게 만났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여당 핵심인사들이 달라지기는커녕 자신들의 논리와 주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날도 홍장표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위 위원장은 “지금의 엄중한 경제 상황이야말로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는 주장을 펼쳤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기업 건의에 반드시 답하겠다”고 했고 경제부총리와 산업부 장관은 “기업애로를 끝장내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했지만 기업들에서는 “그래서 뭐가 달라졌냐”는 한숨소리가 크다. 오히려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법을 밀어붙이는 ‘역주행’만 두드러질 뿐이다.

대화의 성과가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박 회장이 토로하고 언론이 대서특필한 게 지난해 7월의 일이다. 그 사이 기업들은 점점 더 지쳐가고 시장의 활력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급감한 데서 잘 드러난다. 중소기업들의 ‘한국 탈출’도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아무리 외쳐도 전달되지 않는 호소와 설득이라면 방법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치인과 당국자들을 설득하는 논리가 상투적이고 부족하지 않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감성적인 호소를 넘어 설득력 있는 ‘디테일’을 더 보완해야 할 것이다. 방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국회 방문이나 대외발언과 같은 보여주기식 행사를 앞세우기보다 지속적인 물밑 대화로 설득해내는 노력이 한층 깊어져야 할 것이다. 기업 현장 전문가들을 모아 끝장 토론을 제안하는 등의 방법도 시도해 볼 만 하다. 요컨대 ‘결과 중심’의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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