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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3D프린터' 상용화한 인스텍 "글로벌 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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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50명 인스텍의 도전
"中企서 내가 원하는 일 한다"



[ 김낙훈 기자 ]
대전 유성에 있는 인스텍(대표 선두훈)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몇 개국만 상용화에 성공한 금속 3차원(3D) 프린터를 제조하는 회사다. 13일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독일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선주문받은 금속3D프린터의 막바지 조립작업이 한창이었다.

금속3D프린터는 글로벌 기술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이 때문에 생산공정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는 공장 내부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주요 거래처 주문의 구체적인 내용조차 계약상 비밀유지조항에 묶여 있을 정도다. 기자도 사전에 비밀유지조항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야 공장 내부를 취재할 수 있었다.

금속3D프린터 상용화에 성공

금속3D프린터는 제트엔진용 터빈블레이드, 자동차엔진부품, 의료기기 등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적층(build-up)하는 데 쓰인다. 단순히 ‘샘플’을 제작하는 게 아니라 생산현장에서 금형 또는 부품으로 쓰는 ‘실제 제품’을 제조하는 장비다. 이를 위해 일반 금속분말(metal powder)을 소재로 사용한다. 3D 제품의 대당 가격은 10억~15억원에 달한다.

인스텍 한 관계자는 “금속3D프린터를 제작하기 위해선 기계 전기 전자 금속 로봇 제어 레이저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며 “기술이 매우 까다로워 세계적으로 이를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독일과 미국 한국 등 극소수”라고 말했다. 기계강국인 일본도 아직 상업화 단계엔 진입하지 못했다.

인스텍이 수년 전 일본 오사카에서 연 ‘금속3D프린터 기술세미나’에는 일본 굴지의 30여 개 기업 관계자가 몰려와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인스텍은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이 방식은 적층 공정에서 분말 분사와 레이저 조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품을 정교하게 적층하고, 크기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는 데다 이종(異種) 금속을 적층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며 “금속3D프린터 가운데서도 가장 까다로운 제품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대형 장비로는 가로 4m, 세로 1m, 높이 1m짜리 제품까지 적층할 수 있지만 기계를 확장하면 더 큰 제품도 제조할 수 있다. 어떤 금속판 위에 한쪽엔 구리, 다른 한쪽엔 철을 적층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다.

“글로벌 ‘톱5’에 만족 못해”

임직원 50명의 인스텍은 첨단 3D프린터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세호 연구소장은 그 비결을 묻자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과 이들의 연구열정, 자율적인 개발환경 등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KAIST 출신 엔지니어 5명이 합류했다. 이들 중엔 미국 굴지의 IT기업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친 사람도 있다. 인스텍은 혹여 모를 추가 스카우트 제의를 차단하기 위해 이들 엔지니어의 이름도 비밀에 부쳤다.

최근에 합류한 한 엔지니어는 “학창 시절부터 3D프린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입사했다”며 “현재 경쟁상대는 독일과 미국의 5개사 정도인데 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밤낮없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텍은 R&D 중심 기업이다. 주문받은 제품의 설계에서 제조까지 과정이 일사불란한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독일의 한 거래처에서 온 2년 내 개발요청 주문을 5개월 만에 끝내기도 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이종금속 적층기술 중 일부는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외국의 한 산업부 장관은 인스텍을 찾아와 “우리나라로 본사를 통째로 옮길 경우 부지를 공짜로 주고 R&D 투자, 급여보장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6억여원. 수출이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 올해 매출은 선주문 물량 등을 감안할 때 7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 소장은 “많은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았지만 유독 부품·소재·기계 분야에선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적어도 금속3D프린터 분야에선 세계 최고 위치에 올라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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