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1990년대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유명세
노예계약·곱창집 연주 등 불거져
피해 극복하고 재기 방송했지만
여전히 통장 잔고 바닥
유진박의 매니저가 사기와 횡령 및 착취 의혹을 받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진박은 앞서도 매니저의 폭행, 감금 피해를 당하면서 조울증까지 앓았던 만큼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매니저 김모 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가 접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매니저 김 씨는 유진박 명의로 사채 1억800만 원을 몰래 썼고, 출연료 5억6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유진박은 1975년 미국에서 태어나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름을 날렸다.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을 비롯해 각종 국가 행사 무대에도 올랐던 유진박은 한 달 공연 스케줄만 100여 개 1000만 원에 육박하는 개런티를 받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9년 노예계약 파문이 알려졌고, 매니저에게 폭행, 감금을 당하며 공연을 강요당한 사실도 알려졌다. 곱창집 연주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세기의 천재가 왜 저런 곳에서 공연을 하냐"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유진박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매니저와 15년 만에 재회했고, 2017년 KBS 1TV '인간극장'에 출연해 "나는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큰일 난다"며 "매니저님은 정말 최고"라며 김 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과거의 매니저에 대해선 "진짜 별로였다"며 "여관에서 제 얼굴을 막 때리고, 그래서 까만 피가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씨에 대해선 "항상 '틀려도 괜찮아', '못해도 괜찮아' 하면서 기회를 준다. 정말 착한 사람"이라며 신뢰감을 보였다.
김 씨는 유진박의 어머니와 의견 차이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친척들의 후견인 지정 분쟁도 불거졌다. 2016년 6월 유진박의 이모 A 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자신을 유진박의 후견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진박이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을 앓아 사무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없고, 건강 문제로 입원치료를 앞둔 상황이라며 유진박의 고모와 함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청구한 것.
법원은 후견인 지정 청구는 받아들였고, 가족간 갈등과 재산 분쟁을 우려해 국내 한 복지재단을 후견인으로 정했다.
김 씨는 유진박의 힘들었던 시간을 치유해주는 인물로 미디어를 통해 그려졌던 만큼 사기, 횡령 등의 혐의는 충격을 안기고 있다.
김 씨가 유진박을 이용했다는 의혹은 이날 방송되는 'MBC스페셜'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MBC스페셜' 측은 "최초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휴먼 다큐였다"며 "촬영이 한창이던 어느 날, 유진박이 '앵벌이를 하고 있는 노 개런티 연예인'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유진박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돌봐주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취재를 거듭할수록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해당 방송은 이날 밤 11시 5분 방영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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