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량 연비 규제 완화, 중국의 보조금 폐지 등 전기자동차 시장 리스크 요인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국내 전기차 관련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10일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에 중요한 두 개 뉴스’ 제하 전기차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지난주 미국의 17개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인 연비 규제 완화안을 반대하는 서한을 발송했고, 중국은 전기차에 대해서는 신규 자동차 번호판 등록 제한을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확정한 2025년까지의 연비 목표 54.5마일/갤론을 37마일/갤론으로 낮 계이었다. 한 연구원은 “당초 찬성 기조이던 완성차 업체들이 분석 결과 연방 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가 도리어 부담이 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캘리포니아 때문. 미국은 연방정부 연비 규제를 따르는 주들과 캘리포니아식 규제를 따르는 13개 주들이 있다. 캘리포니아식 연비 규제는 ‘클린 에어 액트(Clean Air Act)’라는 환경 관련 법규의 최상위법에 근거해 한 번도 법적 분쟁에서 패한 적이 없다. 연방 정부안대로 연비를 완화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이 2개로 양분되는 셈.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확대해나갈 계획인 완성차 업체들로선 ‘연비 규제 완화’보다 ‘단일 시장’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발표한 중국은 쿼터제 형식의 번호판 등록 제한을 전기차에 대해선 내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다. 한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감소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사실상의 전기차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없이도 연착륙이 가능해졌다”고 의미 부여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0% 내외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한 연구원은 “기존에 유럽 시장이 중심인 국내 관련 업체들에겐 긍정적 상황이 펼쳐지는 데다 미국도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주요 주들 움직임이 도움을 줄 것”이라며 “상아프론테크 일진머티리얼즈 신흥에스이씨 후성 천보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