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무대 에너지 객석 압도
[ 김희경 기자 ] 여느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폭발적인 에너지가 객석을 압도했다. 지난 8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한 록 사운드와 자유분방한 무대로 꾸며졌다.
이 작품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이다.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 속편인 ‘러브 네버 다이즈’ 이후 5년 만에 직접 제작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 핀이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 초등학교에 취직한 후 학생들에게 록을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듀이 핀 역을 맡은 코너 존 글룰리는 등장과 동시에 익살스런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의 주인공 잭 블랙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아역 배우들의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리며 극의 중심을 잡아갔다.
아역들의 뛰어난 연주 실력이 돋보였다. 베이스와 드럼, 키보드 등을 어른 못지않게 자유자재로 다룰 때마다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아역 배우들이 주역으로 나오고,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국내 초연된 뮤지컬 ‘마틸다’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마틸다가 잘 다듬어진 느낌이라면, 스쿨 오브 락은 좀더 자유분방한 느낌이었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고 다같이 점프를 하며 넘버(뮤지컬에 삽입된 노래) ‘스틱 잇 투 더 맨(Stick it to the man)’을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주뿐만 아니라 연기도 능청스럽게 해냈다.
이 넘버를 포함해 웨버가 작곡한 록 음악을 즐기는 재미도 컸다. 영화에 나오는 세 곡에 웨버가 새롭게 작곡한 14곡이 추가됐다. 메인 넘버 4곡 중에서도 ‘스쿨 오브 락’을 제외하곤 모두 웨버 작품이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넘버답게 충분히 대중적이면서도 강렬했다. 아역들 한 명 한 명의 연주 실력이 드러나도록 파트를 절묘하게 나눈 점도 돋보였다. 커튼콜까지 라이브 연주가 이어지며 뮤지컬은 록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무대도 빠르게 전환됐다. 공간은 듀이의 친구 네드의 집, 학교, 아이들 집, 밴드 배틀 장소 등으로 이어진다. 학교 책걸상부터 밴드 악기 등 다양한 소품이 나오는데 이를 재빠르면서도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영화와 달리 듀이와 교장 로잘리의 사랑 이야기가 더해진 것은 다소 급작스러웠다. 하지만 코미디극인 것을 감안하면 엉뚱한 전개가 주는 묘미도 느껴졌다. 로잘리의 캐릭터가 더 잘 살아나는 측면도 있었다. 공연은 8월 25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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