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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거래 느는데…은행원 늘리라는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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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은행 일자리 창출 실적 발표
직·간접 일자리 기여도 측정



[ 강경민 기자 ]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가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평가하는 ‘금융권 일자리 창출효과 기여도’를 오는 8월께 공개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금융권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 일자리 숫자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집착이 금융환경 변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이 일자리 확대 기여해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연구원 및 노동연구원과 지난달부터 ‘금융권 일자리 창출효과’ 측정에 착수했다고 6일 발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근로 여건이 좋고 임금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중 하나”라며 “일자리 창출 현황과 구조적 변화 추세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측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시범운영 단계로 은행권만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SC제일 한국씨티은행 등 시중은행 6곳과 농협 수협 등 특수은행 2곳, 대구 부산 경남 광주 전북 제주은행 등 지방은행 6곳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은 매년 경영실적 평가 시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별도로 평가하는 만큼 이번 측정에선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다음달까지 은행에서 관련 자료를 받은 뒤 8월께 은행권 전반의 총괄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공개할 계획이다. 측정 항목은 자체 일자리와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다. 자체 일자리 기여도는 금융회사가 직접 고용하거나 아웃소싱을 통해 창출하는 일자리다.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은행이 각 산업에 지원한 자금 규모와 이에 따른 고용유발 효과를 측정한다. 은행이 기업과 자영업자에 지원한 자금이 얼마나 고용을 창출했는지를 파악하는 항목이다.

정부의 금융혁신과 배치 지적도

금융위는 은행권 전반의 기여도만 공개할 뿐 개별은행 단위 일자리 수치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낮은 금융회사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정부의 정책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말 8만6881명이었던 시중·지방은행 임직원 수는 2017년 말 7만7756명으로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온라인 및 모바일 거래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점포와 인력을 줄인 데 따른 것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강력히 독려하면서 지난해 말엔 8만1788명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금융권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요구에 따른 일자리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비대면 거래에 이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로봇 은행원까지 등장하는 상황에서 금융권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비대면 영업 위주의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정부가 강조하는 금융혁신 방향과도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가 지난달 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한 모바일대출서비스 등 각종 핀테크(금융기술) 사업들도 일부 전문인력을 제외하면 신규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대면 거래가 지금보다 30% 늘어나면 관련 일자리는 1만5000개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 늘어나면 사라지는 일자리는 2만5000개로 추정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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