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의 스페셜 리포트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 김낙훈 기자 ] 구미국가산업단지의 별명은 ‘전자산업의 메카’다. 국내 간판급 전자업체들이 포진하면서 얻은 명성이다. 입주기업은 설립 초기인 1971년 11곳에서 지난해 2393곳으로 늘었다. 근로자는 이 기간 1131명에서 8만6751명, 연간 수출액은 800만달러에서 249억달러로 증가했다. 수십 년간 국내 전자산업을 이끌었지만 주요 기업이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런 명성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구미산단이 올해 착공 50주년을 맞아 미래 먹거리를 비롯한 종합 도약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파고 속에서 어떤 비전을 세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련 내용은 오는 9월 50주년 행사 때 발표될 예정이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산단은 전자기기의 수출과 전자공업의 전문화·계열화를 목적으로 조성된 내륙공업단지다. 1단지는 1969년 착공했고 2006년 4단지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됐다. 총면적은 24.6㎢로 서울 여의도 크기의 약 8배에 이른다.
이 중 1단지는 면적이 10.4㎢로 가장 크다. 섬유 및 전자 산업단지로 조성됐다. 나머지 2~4단지는 2~6㎢ 규모다. 2단지는 반도체단지로 1983년 완공됐다. 첨단전자단지인 3단지는 1992년, 디지털산업 및 외국인기업 전용단지인 4단지는 2006년 준공됐다. 10㎢ 규모의 하이테크밸리인 5단지는 2020년까지 조성한다.
구미산업단지가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의 해외 이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도약 플랜을 짜고 있다. 구미산단의 현실을 직시하고 영광을 되찾기 위한 연구용역이 수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9월 50주년 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엔 미래비전이 담기게 된다. 아직 구체안이 나오진 않았다. 산단공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단지라는 개념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의료기기 지식산업센터 등 들어서
구미산단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은 구조 고도화다. 낡은 단지를 첨단단지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다. 여기엔 △융복합집적지 조성 △첨단산업 유치 기반 확충 △편의시설 확충 및 정주여건 개선 등 크게 세 부분이 들어 있다.
융복합집적지 조성에는 전자의료기기 지식산업센터 건설 등이 포함돼 있다. 첨단산업 유치 기반 확충에는 전자의료기기 부품소재생산단지, 집적화단지 조성 사업이 들어 있다. 편의시설 확충 및 정주여건 개선에는 스포츠콤플렉스 멀티플렉스시티 친환경에너지테마파크 등의 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들 사업에는 총 6144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이들 중 단일 최대 프로젝트는 멀티플렉스시티다. 총 3767억원이 투자된다. 생산현장 폐쇄로 인한 유휴부지를 화물터미널, 물류터미널, 오피스텔, 어린이집을 비롯한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복합 개발하는 사업이다. 부족한 물류인프라를 개선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을 감소시켜 안전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친환경에너지테마파크(183억원 투입)는 구미1단지 내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 전력판매 수익으로 입주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다. 연료전지, 태양광발전, 전기차충전소, 주차공간, 편의공간(와이파이존 등) 등의 시설을 집적화하게 된다.
각종 편의시설도 확충된다. 젊은 근로자 유입을 위해선 편의시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산재예방시설, 체육시설, 근로자 기숙사 건립 등 근로자가 활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확충하게 된다.
산학연클러스터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
산단공은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집적지 경쟁력 강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2005년부터 구미지역을 거점으로 기계·전기전자 기업 중심의 산학연협의체(미니클러스터) 7개를 결성해 산학연관 간 네트워킹 및 연구개발(R&D)과제 등을 지원해왔다. 3차원(3D)프린팅, 고효율에너지 등 미니클러스터(MC)가 결성됐다. 446명의 산학연 회원(기업 411개사)이 활동 중이다. 이들에게 216개 과제, 120억7300만원(2015~2018년)을 지원했다. 미니클러스터는 기업 대학 연구소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차세대 제품 및 혁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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