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성수기 여름시즌 맞아
오리지널 공연 잇따라 내한
뮤지컬 애호가들 관심 집중
[ 김희경 기자 ] 국내 뮤지컬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온 오리지널 공연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썸씽 로튼(Something rotten)’ ‘번더플로어(Burn the floor)’ 등이다. 화려한 음악 또는 댄스를 내세우고, 코미디 요소가 강한 작품들이다. 올 ‘여름 뮤지컬 대전’에서 맞붙는 ‘엑스칼리버’ ‘영웅’ 등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서사를 바탕으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스쿨 오브 락’과 ‘썸씽 로튼’은 첫 내한 공연으로 뮤지컬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록 콘서트 구현할 ‘스쿨 오브 락’
오는 8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스쿨 오브 락’은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이다. 록음악을 배경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무비컬’이다. 영화에 나오는 세 곡에 웨버가 새롭게 작곡한 14곡이 추가됐다. 록에 클래식,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했다.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록 버전으로 등장한다. 연출 및 협력 안무를 맡은 패트릭 오닐은 “여러 장르가 합쳐져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며 “록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와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눈여겨볼 점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괴짜 선생 듀이 핀을 열연한 잭 블랙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서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코너 존 글룰리가 괴짜 선생 역을 맡아 익살스런 연기를 펼친다.
유명 뮤지컬 패러디한 ‘썸씽 로튼’
오는 9~3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썸씽 로튼’은 ‘뮤지컬 기원을 다룬 뮤지컬’이란 독특한 소재를 내세운 코미디다. 영국 르네상스 시대에 셰익스피어에 가려 외면받던 극작가 형제가 뮤지컬을 만들며 일어나는 일들을 담았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물론 ‘렌트’ ‘위키드’ 등 유명 뮤지컬의 패러디가 이뤄진다.
영국식 언어유희도 이어진다. 이 유머 코드를 잘 전달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데드풀’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번역한 황석희 씨에게 자막 번역을 맡겼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해외 작품 중 비극은 관객들이 그대로 이야기를 따라가면 되지만 코미디는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알아야 한다”며 “국내 뮤지컬 관객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작품 속 패러디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댄스의 향연 ‘번더플로어’
뜨거운 댄스의 향연도 펼쳐진다. 다음달 2~14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번더플로어’다. 7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출연진 90%가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다. 왈츠, 삼바, 자이브 등 17가지의 다양한 댄스 향연이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선 ‘한 번 추면 연인이 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능적인 ‘바차타’가 추가된다. 리한나, 본 조비 등 유명 가수들의 넘버가 더해진다. 특별한 스토리 라인 없이 2막 7장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처럼 세계 뮤지컬 시장의 중심인 브로드웨이 작품들이 한국을 잇따라 찾는 것은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가 커진 데다 지방에 대규모 공연장이 생기는 등 투어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 교수는 “최근 브로드웨이 제작사들이 활발하게 하고 있는 월드 투어에 한국 시장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며 “부산 드림씨어터 등 지방에도 대규모 공연장이 생기며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투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쿨 오브 락’과 ‘번더플로어’는 서울 공연 뒤에 지방 투어를 이어간다. ‘스쿨 오브 락’은 오는 9월 부산 드림씨어터와 대구 계명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번더플로어’도 다음달에 인천문화예술회관과 대구오페라하우스,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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