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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용품 너마저…'짝퉁과의 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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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무풍지대' 골프의류 등
SNS 통해 짝퉁 거래 확산



[ 조희찬 기자 ]
핸드백이나 시계류 등 명품 잡화류에서 발견되던 위조품(일명 짝퉁)이 골프 용품 시장에도 등장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골프웨어는 물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클럽 등 복제 대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피해 업체들은 전담팀을 꾸리는 등 시장 사수에 나섰다.

인터넷 가품 판매 게시물 10만여 건

‘골프계의 루이비통’이란 별칭이 붙은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은 전담 법무팀을 운용하고 있다. 가품 국내 반입 원천 봉쇄가 목표다. 골프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정부기관단체인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등과 협력해 가품 단속에 나서고 있다. 2013년 처음 출시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의 경우 2017년 70차례에 걸쳐 600여 점의 가품을 적발했는데, 이 규모가 지난해엔 80여 회, 1만 점으로 늘어났다. 시가로만 50억원어치다.

이태석 아쿠쉬네트 법무팀장은 “적발 물량을 전량 폐기하고 있다”며 “월 3~4회 인천공항을 찾아 정품 유무를 확인한다”고 전했다.

2017년 첫선을 보인 PXG는 제품을 내놓기 무섭게 가품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부자 골퍼들이 입는 브랜드’란 이미지에 세련된 모노톤 디자인이 겹치면서 인기를 끌자 짝퉁 유통업자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이 때문에 PXG 전담 직원은 매주 목요일엔 아예 인천공항 인근 국제우편물류센터로 출근할 정도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소윤 PXG 가품관리전담사원은 “올해만 약 10만 건의 온라인 게시물을 삭제했다”며 “경찰 협조로 적발한 제품을 모두 폐기했지만 반입 시도는 줄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가 짝퉁 천국으로

골프 용품 짝퉁은 요즘 ‘신(新)유통 채널’로 떠오른 밴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주로 거래된다.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밴드 회원이 문의하면 ‘1 대 1 채팅(일명 일챗)’으로 전환되고, 대금과 상품을 은밀하게 주고받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짝퉁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이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PXG는 네이버밴드에서 주로 거래가 이뤄진다.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도 가품 판매자들이 즐겨 찾는 경로다. 아쿠쉬네트 관계자는 “가품은 정품 대비 50~60% 정도 싼 가격에 판매된다”며 “SNS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들은 가품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전했다.

타이틀리스트와 PXG 등은 정품 구분 방법을 적극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정품 같은 가품을 만드는 데 악용될 것을 우려해서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정품과 가품은 재질에서부터 차이가 크다”며 “특히 기능성 부분에선 입어보면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PXG 관계자는 “PXG는 여름 라인을 제외하면 검은색과 흰색, 회색 등 모노톤 컬러로만 디자인한다”며 “원색이나 색깔이 혼용된 경우라면 모두 가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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