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부의장 "경기 전망 악화땐 통화정책 재검토"
미 중앙은행(Fed)이 무역전쟁 확전으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은 30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목표(2%)를 지속해서 밑돌거나,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이 기본 경제전망을 크게 하회할 위험을 보이면 적절한 통화정책 기조를 검토하는 데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에 대해 밝힌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라리다 부의장이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분석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경기 우려에 대해 “만약 경기전망이 악화하는 위험을 보게 된다면, 이는 더 완화적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이어 이날 미국산 대두 수입까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이날 2.227%까지 떨어졌다.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까지 6주 연속 하락중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포화를 멕시코로도 돌렸다. 불법이민자 방치를 이유로 멕시코산 제품에 다음달 10일부터 관세를 5%를 매기고,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를 25%까지 점진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클라이다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일부 물가 약세 요인은 일시적인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Fed는 약한 인플레 지표에 놀랐다”고 말했다. Fed가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3월 전년대비 1.6% 올라 Fed의 목표치(2%)에 못미치고 있다.
클라이다 부의장은 “미국 경제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Fed가 정책 목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은 민첩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높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위협이 인내심을 갖겠다던 Fed를 점점 금리 인하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Fed의 인내심은 몇 달 내에 여러 번 테스트를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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