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
메모리 기업 불황 심화, 인텔 침체 속 선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 1분기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인텔을 포함한 10대 반도체 업체 모두 매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비메모리 비중이 높은 인텔은 0%대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메모리 불황이 반도체 불황의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1분기 매출은 1012억 달러(120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162억 달러 대비 12.9% 감소한 숫자다. 1년새 12% 넘는 매출이 떨어진 건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판매 부진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 비메모리 매출 감소폭은 4.4%에 불과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84%)이 높은 삼성전자는 1년 만에 매출 34.6%가 줄었다. 10대 반도체 업체 가운데 최대 낙폭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3위 SK하이닉스와 4위 마이크론도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들 역시 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높은데 두 업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3%, 22.5%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비메모리 비중(94%)이 높은 인텔의 매출은 1년새 0.3% 감소하는데 그쳤다. 메모리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 영향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만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은 PC,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부문도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시장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인텔은 1분기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2분기 연속 선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진에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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