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31일 금통위 개최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적극 매수보다는 배당주를 통한 방어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통위 기조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면 성장주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대중 압박이 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전주 대비 0.51% 하락했다.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전방위 제재를 가한 점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 영국, 일본 등 주요 동맹의 기업들까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무역분쟁 위험이 고조됐다.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미국산 불매운동 등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불확실성은 극대화 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가 2020~2100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분쟁이 잔존해 증시 전반에 약세 압력이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무역협상 재개 시점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관련 뉴스 흐름에 민감한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83배로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해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다. 코스피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무역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권고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결과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등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의 방향을 예측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복불복을 전략으로 삼을 순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매매가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은행 통신 등 고배당 섹터에 관심을 가질 때다. 배당주는 시장이 불안할 때 이동할 수 있는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올해 배당주의 안정성은 특히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피 배당수익률(2018년 배당 기준)은 2.2%로 시장 금리보다 0.5%포인트 이상 높다. 현금 배당성향도 작년(23.7%)보다 크게 개선된 28.3%로 추정된다. 주가가 약간 흔들리더라도 추후 고배당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는다는 분석이다.
무역분쟁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IT 중심의 성장주도 살펴봐야 한다. 화웨이 제재조치로 화웨이의 인터넷 장비와 기지국장비 사업이 위축될 경우, 통신장비에 주력하는 국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주 코스닥지수는 전주 대비 3.37% 하락했으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통신업은 4.7% 상승했다. 여기에 5G를 비롯한 개별 상승동력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가 양호하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주목하라"며 개별 IT(반도체 부품 등), 5G, 은행 등을 선호업종으로 꼽았다.
오는 31일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 결정도 필히 주목해야 한다. 그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오던 금통위의 태도에 변화의 가능성이 나타난다면 성장주에 우호적인 요소가 나올 수 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최근 간담회에서 "우리도 장기간에 걸쳐 목표수준을 큰 포긍로 하회하는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미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미중 무역갈등 격화로 인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상황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어떤식으로든 금리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는 통상 할인율에 민감한데, 통화당국의 정책 기조에 약간이나마 변화가 나타난다면 성장주는 이를 주가에 선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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