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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브랜드 특질 파헤친 이랑주 V.LAB 대표 "業의 본질 파악해 비주얼 전략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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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시리즈 《오래가는…》 출간
해외 비주얼전략 단순 모방 안돼
자신만의 '무언가' 담아야 오래가



[ 장현주 기자 ] “세계적인 보석브랜드 티파니가 미국 뉴욕에 연 ‘블루박스 카페’가 인기를 끈 건 ‘티파니 블루’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1974년 세상에 나온 바나나우유가 꾸준한 사랑을 받은 것도 독특한 용기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죠.”

‘국내 최초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VMD) 박사’라 불리는 이랑주 V.LAB 대표(47·사진)가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지와인)이란 새 책을 냈다. 40여 개국, 200여 개 기업에서 발견한 비주얼 전략을 담았다.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2014년)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2016년)에 이은 세 번째 ‘비밀 시리즈’ 연구 결과물이다. 기자와 만난 이 대표는 티파니 블루 등 사례를 들며 “한국 거리가 100년, 200년 된 국산 브랜드로 가득 차려면 해외 유명 브랜드 모방에 급급한 국내 기업인들의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장수 브랜드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비주얼 전략은 주요 선진국을 빠르게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 그쳤다”며 “자신의 뿌리(정체성)가 없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잠시 인기를 끌더라도 나중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만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회 트렌드와 호흡하는 게 장수 브랜드의 공통점”이라고 했다. 그는 “20년 넘게 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담하면서 단기적 위기를 극복하는 ‘극약처방’만으로는 기업의 생존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속가능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책을 내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장수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여섯 가지 질문으로 만드는 개념 설계’를 꼽았다. “한 피부미용 솔루션 기업을 컨설팅하며 4개월간 직원들을 만나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사가 어떤 곳인지, 고객은 누구인지, 불편사항은 무엇인지, 해결 방안은 어떤 것인지, 직원들은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지 등 여섯 가지 질문이죠. 직원들의 답변 가운데 공통된 키워드를 뽑아내면 회사의 정체성과 추구해야 하는 철학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1993년 이랜드 입사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본점과 부산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등을 거치며 23년간 대·중소기업과 전통시장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벌여왔다. VMD는 각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춰 제품을 전시하거나 매장 전체를 코디하는 것이다. 상품 콘셉트에 맞는 매장을 꾸며 매출을 높이는 일종의 경영 전략이다. 삼성생명, LG전자, 교보문고, 하이마트, 풀무원, 한솥도시락, 총각네야채가게 등이 그의 도움을 받았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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