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계 요구안건 상정 거부에
하태경, 孫 대표에 직격탄
孫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 고은이 기자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계파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에서 손 대표를 겨냥해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를 지키기가 가장 어렵다”며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 민주투사였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독재자가 될 수 있고, 당대표가 되면 당 독재를 하기도 한다”며 “오늘 손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당무 수행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바른정당계가 요구한 안건 상정을 손 대표가 거부하면서 나왔다. 하 최고위원 등 퇴진파는 손 대표가 임명한 채이배 정책위원회 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주승용·문병호 지명직 최고위원의 임명 철회 안건을 최고위에 올릴 것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당직 인선 관련 건은 이미 하 최고위원이 관련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상정을 거부했다.
손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임 의원은 안건 상정에 대해 “당대표 권한”이라며 “당헌·당규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하 최고위원의 ‘나이가 들면’ 발언은 어르신들이 듣기에 불편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이 아니면 말을 자제하라. 길어진다”며 임 의원 말을 잘랐다. 이에 임 의원이 “발언권을 얻고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손 대표는 최고위 직후 “우리 정치가 각박해지고 있다”며 “지켜야 할 예의를 지키면서 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에선 ‘음주 논란’도 불거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손 대표는 중국집에서 연태고량주를 마시고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단식을 결의한 적이 없냐”고 물으며 “대표직을 걸고 답하라”고 비꼬았다. 지난 20일 손 대표 측 당직자들이 4·3 보궐선거 당시 이 최고위원이 술을 마시고 유세차에 올라간 것을 지적하자 다시 손 대표를 언급하며 대응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술을 마시고 유세차에 올라갈 수밖에 없던 전후 상황을) 앞뒤 자른 채 인신 공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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