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16.86

  • 2.00
  • 0.08%
코스닥

685.42

  • 3.86
  • 0.57%
1/3

"달리면서 가꿔요"…20~30대 러닝족 급증에 유통가도 뛴다

관련종목

2024-11-17 16:17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국내 애슬레저 의류 시장 내년 3조원까지 성장
    최근 러닝족 중심으로 '액티브 뷰티' 용어 등장
    젊은 층 러닝 열풍 이유, 과도한 경쟁과 연관 깊어




    최근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족이 늘면서 애슬레저(애슬레틱·athletic + 레저·leisure) 열풍이 불자 유통가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과거 운동화, 레깅스 등 몸에 장착하는 용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른바 '액티브 뷰티'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22일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러닝족이 즐겨찾는 애슬레저 의류 시장 규모가 2016년 1조5000억원에서 내년 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스포츠 웨어 장르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30%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40%에 육박했고 '워라밸' 키워드가 떠오른 지난해에는 41.9%까지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030세대의 애슬레저 상품군 매출은 전년대비 48% 증가했으며 2015년 10개가 채 되지 않았던 애슬레저 브랜드 수는 올해 상반기에 2배 이상 늘었다. 이같은 흐름은 주52시간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통계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0세 이상 국민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8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체육 참여율은 62.2%로 2017년 59.2%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해서는 16.7%포인트나 늘었다.

    또한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20~30대 여성 비율(62.8%)이 남성(61.6%)을 처음으로 추월해 젊은 여성의 러닝 열풍이 애슬레져 시장의 팽창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유통가도 러닝족 증가에 발맞춰 스포츠, 아웃도어, 뷰티 등 분야를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제품 출시로 발맞추고 있다.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지난 3월 애슬레저 라인인 '액티브 에잇(Active Eight)'을 출시하고 러닝족 맞춤 제품을 출시했다. 액티브 에잇은 봉제선으로 인한 피부 쏠림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오드람프 봉제법을 적용하고 특수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젊은 감각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색감을 적용해 디자인도 차별화했다.

    허준석 에잇세컨즈 팀장은 "욜로를 넘어 넘어 워라밸 세대를 추구하는 러닝족을 겨냥해 언제 어디서나 달릴 수 있도록 액티브 에잇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러닝족을 겨냥해 'The 편안한 데이즈' 120여종을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대표 상품은 러닝족이 애용하는 브라탑이다. 데이즈 브라탑은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85만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고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성 러닝족을 위해서는 무봉제 접착공법 브래지어도 출시했다. 'The 편안한 데이즈' 언더웨어는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3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매출로는 100억원 이상 팔아치우면서 대표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달리기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급증하면서 레깅스와 야외복은 물론 땀을 흡수하는 언더웨어의 편의성까지 고려했다"고 말했다.

    대표적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은 아예 러닝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나이키 런 클럽(NRC)과 아디다스 러너스(AR)라는 러닝 전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어플은 러닝 코치는 물론 자체 마라톤 대회까지 선보이며 2030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뿐만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리는 러닝족의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춤 상품들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액티브 뷰티' 시장은 침체된 뷰티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는 분야라는 평가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엠엘비 코스메틱스'다. 현재 남성들을 위한 제품으로 엠엘비그루 라인이 출시됐으며 하반기에 여성 러닝족을 위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엠엘비그루는 스킨케어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 러닝족을 위해 직관적인 제품으로 구성됐다. 달리기 후 땀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페이스&바디워시'와 보습을 책임지는 '퍼퓸 바디 미스트',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스틱'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엠엘비그루의 '퍼펙트 게임 바디 스프레이 다저스 아쿠아'는 프리미엄 시그니처 향으로 불쾌한 체취를 없애고 강력한 보습으로 쾌적함을 준다는 설명이다. '스트라이크 아웃 선스틱 레드 삭스'는 민감한 피부를 위해 순하게 제작돼 외부 활동 중에도 수시로 간편하게 덧바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닝족이 급증하는 이유는 사회적 성취보다 나를 사랑하고,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과거 지식 위주의 자기계발에서 최근에는 건강 중심의 자기계발 경향이 짙어졌고 미에 대한 기준도 '아름다움'에서 '건강함'으로 바뀐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30세대에서 러닝 열풍이 부는 것은 취업스트레스, 업무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면서 "달리면서 복잡한 생각도 지우고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이른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젊은 여성들이 예전에는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고 야외에서 달린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만 이제는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들도 늘었고 이에 따라 어려운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달리기가 선호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통업계의 관련 상품 출시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