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대체품 찾아
돼지값 급등…제 2의 비욘드미트될까
‘가짜 돼지고기’를 제조하는 중국 옴니포크(Omnipork)가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콩 등 식물성 단백질로 돼지고기와 비슷한 식감의 가공 식품을 만든다. 채식주의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미국의 유사 회사인 ‘비욘드미트’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임파서블푸드’의 소고기 없는 햄버거 패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관심이 오른 효과가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중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문이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죽은 돼지로 햄이나 육포를 만들어도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무서운 병이다. 작년 9월 중국 내륙 지역에서 처음 발병된 이후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은 ASF로 사육 돼지 1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올해 1억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되거나 병으로 죽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돼지 도매가격은 최근 2달 새 30% 가까이 올랐다. 중국은 2006~2007년 돼지 청이병이 확산하면서 돼지 도매가가 80% 이상 급등했다. 이번에도 그 여파가 차츰 커지자 투자자들이 ‘가짜 돼지고기’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창업주 데이비드 융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요리에 돼지고기가 많이 쓰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완두콩 버섯 등에서 나온 단백질로 돼지고기 대체품을 개발에 나섰다. 당초 홍콩 시장에 방점을 뒀지만 중국 식품시장에도 곧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융 CEO는 FT에 “아시아 요리사들에게 돼지고기는 거의 모든 요리의 기초 재료와 같다”며 “서구 소시지 등과는 다른 대안”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식물성 고기 대용품을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비욘드미트는 이달 초 증시에 데뷔하면서 두 배 이상 주가가 뛰었다. 임파서블푸드는 최근 3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가 20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런 경향은 북미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장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채식주의자 수는 2014년 4억8850만명에서 지난해 4억9600만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채식주의자의 대부분이 인도인(3억9700만명)이고 중국은 5600만명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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