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
저유가 힘입은 호황국면 끝나
中 경기둔화로 수요 감소 우려도
[ 김재후 기자 ]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국내 ‘빅3’ 석유회사들이 각자 불황 극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각각 신사업인 전지와 태양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기존 사업에 대해 ‘규모의 경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27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08억원)보다 57.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55.3% 줄어든 2957억원에 그쳤다. 한화케미칼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983억원으로, 같은 기간 42.8%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업황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가는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기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안나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어 올해 유화업체 이익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슈퍼 사이클’이 끝난 국내 ‘빅3’ 석유화학회사들은 나름의 타개책을 찾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화큐셀을 통해 태양광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3조6228억원의 매출을 낸 태양광 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9조460억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 1분기 매출은 1조2648억원으로, 1년 전(8274억원)보다 53%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전지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25%까지 확대된 LG화학은 전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을 시작한 것도 글로벌 전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본업을 더 확장하고 있다. 31억달러를 투자해 지난 10일 준공식을 마친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 공장을 통해 생산량을 끌어올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싼 셰일가스를 통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런 전략도 리스크 요인이 있다. LG화학은 최근 전력저장장치(ESS) 화재 사건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 등이 변수다. 한화케미칼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여부와 미국의 관세 정책,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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