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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IT] 화질·디자인 OLED, 크기·가성비 LCD…'슬기로운 TV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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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클수록 좋다? 특성·용도 이해부터
"영화족은 OLED, 게임족은 LCD가 적합"




최근 결혼한 30대 여성 A씨는 신혼살림을 장만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놓고 고민하다가 OLED TV를 골랐다. 주된 결정요인은 ‘가격’이었다. “오래 쓸 물건인데 비싸도 좋은 걸 사자는 생각에 OLED TV로 샀어요.” A씨의 말이다.

신혼 가전을 LG 라인업으로 채운 A씨는 의도에 걸맞은 TV를 선택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LG전자에서 OLED TV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분류된다. 나노셀 등 LCD TV는 그 아래 가격대다. 통상 제조사들의 ‘등급 구분’을 고려하면 두 제품 중 OLED TV가 좋은 제품이란 생각이 틀린 건 아니다. 제품 등급에 따라 사용한 패널의 세부 종류, 내장 스피커 성능, 인공지능(AI) 지원, 블루투스 지원, 스마트 리모컨 제공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현실과 조금 다르다. 현재 생산되는 OLED 디스플레이의 수명은 10년 내외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사용한 지 10년이 지나면 TV 최대 밝기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사용하면서 화면 밝기를 높일수록 수명은 더 빨리 줄어든다.

지난 2016년 5월 미국 에너지부가 공개한 OLED 디스플레이 밝기에 따른 수명 실험 결과에서 입증된 내용이다. 실험에선 8300니트 밝기의 OLED 디스플레이를 각각 25% 밝기와 100% 밝기로 작동시켜봤다. 전자의 수명은 4만시간, 후자의 수명은 1만시간 정도였다. 업계는 지금 출시되는 OLED 디스플레이 역시 수명이 늘어났을 뿐, 이 특성은 그대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된 화면이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 역시 OLED의 약점으로 꼽힌다. 2~3년 사용한 스마트폰에서 보이는 번인 현상이 TV에도 나타나는 것. 화면이 빠르게 깜빡이는 플리커링(flickering) 증상도 문제가 된다.

LG전자는 이러한 약점 극복을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소자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출시될 제품에선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미 출시된 제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OLED를 택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OLED는 색 재현력과 디자인에 강점을 갖는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백라이트 등 외부 간섭 없이 높은 명암비와 자연스럽고 선명한 색을 내는 게 특징이다. LG전자가 OLED TV의 매력으로 특히 ‘리얼 블랙’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검게 표현해야 하는 픽셀만 끄면 말 그대로 ‘리얼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얇은 디스플레이도 OLED의 장점이다. 백라이트가 없는 덕분에 두께를 줄여 벽에 착 붙는 듯한 디자인을 연출할 수 있다. LG전자가 디스플레이 뒤에 강화유리를 적용한 ‘픽처 온 글래스 TV’, 4mm 이하 두께의 ‘월페이퍼 TV’, ‘롤러블 TV’ 등 다양한 형태의 TV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다. 뛰어난 화질과 디자인이 최우선이라면 OLED TV가 알맞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반면 LCD TV의 장점은 크기와 가격이다. 대화면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맞아떨어진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65인치 이상 대형 TV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나 증가한 1600만대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대형 TV를 선호하지만 대형 OLED TV 가격은 비싼 편이다. LG전자에서 65인치 기준 OLED TV는 고급형이 570만원대, 보급형은 470만원대 가격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동일 크기의 LCD TV는 대부분 200만원 이내로 살 수 있다. 삼성전자 또한 LCD TV의 경우 시리즈8 제품군이 200만원대 초반, 시리즈7 제품군은 10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TV 화면 크기가 커질수록 OLED와 LCD TV의 가격 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화면을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즐기고 싶은 소비자라면 LCD TV 선택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OLED에 비해 약점이라 꼽히는 화질도 대폭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시트로 LCD 해상도를 극대화한 QLED TV를, LG전자는 1나노미터 크기 미세 분자들로 색 파장을 조정하는 나노셀 TV로 정확한 컬러와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퀀텀닷 시트를 이용한 QLED의 경우, 색을 내는 RGB(빨강초록파랑) 가운데 빨간색과 초록색 구분 등 일부 영역에선 OLED보다 뛰어난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LCD 특성을 갖기에 수명 문제나 번인 현상 걱정 없이 OLED와 비슷한 밝기를 낼 수 있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약점은 있다.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만큼 빛샘 문제는 극복하기 어렵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에 반사방지 필터, 검정 레이어 등을 탑재해 빛샘 현상을 억제하고 있으나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민감한 소비자라면 어두운 공간에 OLED와 LCD TV를 동시에 놓고 비교했을 때 빛샘, 빛번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주변에 조명을 켜놓은 환경이라면 큰 차이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특성 차이를 이해하고 용도에 알맞은 TV를 고르길 권한다”며 “어두운 환경에서 고화질 영상을 즐기는 영화족에겐 OLED TV를, 오랜 시간 TV를 켜두거나 게임을 많이 하는 소비자에게는 LCD TV를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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