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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벗어 흔든 문무일…"누가 檢 흔드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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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조정 법안
엉뚱한 진단·처방, 큰 틀부터 잘못"

간담회 105분 동안 격정 토로



[ 안대규/임도원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여야 4당이 합의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총장은 16일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부족했던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누가 (검찰을) 흔드는지 잘 보라”며 근본적인 검찰 개혁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복 흔들며 현 정권 작심비판

문 총장은 이날 “검찰이 정권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재킷을 벗어 들었다. 그리고 재킷을 흔들었다. 문 총장은 “지금 옷이 흔들린다. 어디서 흔드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옷(검찰)에 정치적 중립을 말하면 안 된다. 누가 흔드는 것인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흔드는 손’은 검사 인사권을 쥔 청와대와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선 문 총장이 검찰개혁의 핵심인 정치적 중립과 이를 위한 인사권 독립은 비켜간 채 기관 간 권한 배분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현 상황을 퍼포먼스를 통해 ‘작심 비판’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과 관련해서도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공수처가 정치적 수사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한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 계엄령 문건의혹,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등 개별 사건을 언급한 것도 “후배들에게 항상 흔들리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105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은 사례가 있었고, 일부 수사 과정에선 검찰이 미적거린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제시한 수사권 조정 보완책은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큰 틀에서 잘못된 엉뚱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법 위반이나 수사권 남용 등 문제 발생 시 검사가 시정조치할 수 있게 한 부분과 경찰 종결 사건에 대해 국민이 이의 제기 시에만 검찰에 사건을 송치토록 한 것에는 “사후약방문을 전제로 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소 잃을 것을 알고 외양간을 만드는 것과 같고, 병이 발생할 것을 알고 약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법안은 “과거 검찰이 이런 전권적 권능을 가졌으니 경찰도 통제받지 말고 전권을 행사해보라는 것”과 같다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문 총장은 이날 자체적인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 확대해 피해자뿐만 아니라 고발인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법무부에 건의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떼어내 마약·식품의약·조세·금융증권범죄 등에 대해선 특별수사청을 신설하고, 검찰은 형사부와 공판부를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이날 문 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대하고 나선 것에 “행정부의 일원이자 개혁의 대상인 검찰에서 국회의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발표문을 낸 것은 국회 입법권에 대한 침해로 해석된다”고 비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수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 남용에 대한 통제"라며 "수사종결권을 누가 갖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수사 과정에서 사전·사후 통제장치, 기본권 침해를 막기위한 연대적 징계제도 등 민주적 통제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임도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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