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강남·청량리
초고층 빌딩 '속속'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변화 중이다. 여의도·강남뿐만 아니라 동대문, 구로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도 초고층 건축물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건축법 시행령 상 초고층 건축물은 200m 이상이거나 50층 이상인 건물을 말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초고층 건축물은 총 22개다. 공사 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는 건축물들이 완공되면 서울시는 총 35개의 초고층 건축물을 보유하게 된다. 초고층 건축물들이 곳곳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초고층 건물 속속 추진
서울에서 초고층 건축물은 2010년대에 2년에 1개 꼴로 들어섰다. 하지만 내년부터 초고층 건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2020년엔 여의도 파크원타워가 완공한다. 2023년에는 동시에 5개의 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다.
여의도에는 현재 4개의 초고층 건축물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에 있다. 여의도에는 현재 ‘국제금융센터(IFC)’, ‘63빌딩’, 등 3개의 초고층 건축물이 있다. 공사 중이거나 예정된 건물들이 들어서면 초고층 건축물은 총 7개로 늘어난다.
여의도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 될 ‘파크원’은 지난달 30일 골조공사를 마치고 상량식을 가졌다. 파크원은 2개의 오피스와 호텔,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건축물이다. 318m, 최고 69층 높이다. 내년 7월 완공된다. 이외에도 ‘사학연금 서울회관’, ‘서울아파트’ 등도 초고층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서울시가 성수동과 여의도에 예외적으로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을 허용했다”며 “시차를 두고 한강변에 초고층 주거시설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지역에는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이 들어선다. 강남구에 들어서는 569m 높이의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지난 1월 서울시 인허가를 통과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는 555m다.
서초구에는 롯데칠성부지에 ‘서초롯데타운’이 세워진다. 아직 개발계획 구상 단계라 구체적인 높이는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200m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의 스카이라인도 높아질 전망이다. 동대문구의 최고 65층 높이로 지어지는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후엔 강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바로 옆 동부청과 자리엔 최고 59층 높이의 ‘한양수자인’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구로구는 지난달 23일 구로차량기지를 최고 50층 높이의 건물을 포함한 미래 신산업 복합단지 ‘그린 스마트 밸리’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는 창업·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이 건물은 49층으로 계획돼 있으나 그 이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다. 도봉구 관계자는 “서울 동북권의 랜드마크이자 도심 거점을 만드는 계획인 만큼 층수를 상향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적효과 높아”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거점에 들어서는 초고층 건축물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 상해의 동방명주나 일본 도쿄의 롯폰기 힐스 같이 랜드마크가 들어서면 그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들어서며 경제적 집적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공사 중인 건축물을 제외하곤 초고층 건축물의 계획이 빠르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초고층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촘촘한 규제, 사업성 등 걸림돌이 많아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 건축물을 만들려면 전망층·피난안전구역 확보, 방재대책 설립 등 규제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공공기여방안·교통영향평가 등도 인허가 당국과 조율해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층으로 지어질 수록 구조 안정성 때문에 건축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경제성이 부족해 중간에 멈추는 사업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에 올라온 초고층 건축물은 없다. 아직 계획단계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월에 GBC 허가를 내 준 것을 제외하면 최근 2~3년 동안 서울시에 심의 신청이 들어온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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