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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NBT 대표 "우리가 가장 자신있는 보상형 광고로 기업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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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도전했다
(9) 데스밸리 넘는 법

잠금화면 앱 '캐시슬라이드' 이후
성공신화 새로 쓰는 박수근 NBT 대표

'캐시슬라이드' 잇는 히트작 부재
年매출 580억서 317억으로 추락



[ 김남영 기자 ] 하루 모바일 방문자가 80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 웹툰은 ‘쿠키 가게’로 통한다. 유료 콘텐츠를 보려면 온라인 화폐인 쿠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쿠키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돈을 내는 게 제일 쉽다. ‘쿠키오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쿠키오븐에선 특정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거나 사이트에 가입하는 등의 미션을 완료하면 쿠키를 얻을 수 있다. 공짜 쿠키를 노리는 네티즌을 겨냥한 쿠키오븐은 NBT의 기업 간 거래(B2B) 광고 서비스 애디슨(AdiSON)을 통해 개발됐다.

박수근 NBT 대표는 “우리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궁리하면 데스밸리(스타트업의 초기 투자금이 떨어지는 시기)를 넘는 답이 보인다”고 말했다.


8년 경험·노하우 B2B 서비스에 녹여내

NBT는 데뷔가 화려했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첫 히트상품은 2012년 내놓은 광고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다. 스마트폰 초기 화면에 광고를 집어넣는다는 참신한 발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국 네티즌에게 보상형 광고라는 개념을 심어준 앱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해제할 때 광고를 보는 대가로 현금이나 특정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나눠줬다. 수많은 잠금화면 앱이 나왔지만 캐시슬라이드의 입지는 탄탄하다. 이달 기준 누적 가입자 2200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매출은 2015년 580억원을 기점으로 꾸준히 줄어 300억원대까지 내려갔다. 캐시슬라이드의 뒤를 받칠 만한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수로 치면 ‘원 히트 원더’(한 곡만 알려진 아티스트) 신세였던 것이다. 캐시슬라이드에 만보계 기능을 결합한 캐시슬라이드 스텝업,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더퀴즈라이브 등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캐시슬라이드만큼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NBT는 2016년 개발한 애디슨을 피보팅(사업 방향 변경)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애디슨은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보상형 광고 플랫폼이다. 캐시슬라이드의 B2B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 광고 플랫폼 개발과 운영은 물론 광고주 영업까지 도와주는 게 특징이다.

박 대표는 “시장이 크다는 이유로 일반적인 배너 광고 시장에 도전한 게 패착”이라며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인 보상형 광고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뜯어고치는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보통 인터넷에서 상당수 이용자를 확보한 중견업체들이 NBT의 문을 두드린다. 이용자 경험(UX)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 보상형 광고를 시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 번 보상형 광고를 시작하면 ‘애디슨 생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보상형 광고 시장에서 NBT와 겨룰 만한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8년간 캐시슬라이드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애디슨에 쏟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데스밸리에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조직 내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에 앞서 자신들이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어떤 역량을 쌓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확행’ 서비스 이어갈 것

NBT는 이용자들에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하는 시도에도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처음 캐시슬라이드로 잠금화면을 여는 것만으로도 소액을 벌 수 있는 소확행의 시대를 열었듯이 계속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게 나온 서비스 중 하나가 스몰바이츠다. 지난 2월 문을 연 패션 전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박 대표는 “캐시슬라이드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보면서 ‘자신만의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발견했다”며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드는 제작자와 그런 브랜드를 찾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이달 출시 예정인 캐시피드도 주목된다. 캐시피드는 출퇴근길 직장인, 등하굣길 학생들이 틈틈이 3분 이하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캐시슬라이드처럼 콘텐츠를 볼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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