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치료·알츠하이머 예방
국내 식물 활용해 개발 나서
[ 김정은 기자 ] 청량한 맛에 톡 쏘는 탄산을 더한 음료 ‘수박소다’는 2016년 출시돼 2000만 개 넘게 팔린 히트상품이다. 수박에서 천연 항산화 물질인 라이코펜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SFC바이오는 이 원천기술을 활용해 수박소다를 제조했다.
국내 음료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이 대박을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SFC바이오는 농업바이오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 농산물에서 기능성 원료를 추출해 건강기능식품, 식품 등을 개발하는 농업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의약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출
SFC바이오는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관절염, 알츠하이머 등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원료 개발에 들어갔다. 최근엔 차조기의 신품종인 안티스페릴 관련 연구로 가시적 성과물도 냈다. 들깻잎처럼 생긴 차조기엔 관절염 치료성분인 이소에고마케톤이 있다. SFC바이오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기존 차조기보다 이소에고마케톤 함량을 10배 높인 신품종 안티스페릴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퇴행성 관절염 개선에 효과적인 건강기능식품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약용식물인 소엽에서 추출한 기능성 물질을 활용, 알츠하이머 예방 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소엽추출 성분은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앨 수 있는 천연물 원료를 정향나무로부터 추출,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성규 대표(사진)는 “국내 식물을 재료로 다양한 기능성 원료와 제품을 선보여 3년 안에 국내 최고의 농업바이오 회사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도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단국대와 손잡고 충남 천안에 고기능성 식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농업바이오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뒤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회사가치를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수출로 해외 인지도 높여
인기 상품 수박소다는 좀 더 보완해 새롭게 선보인다. 수박의 청량감을 30% 높이고 당 함량과 칼로리는 40% 낮춘 ‘수박소다 업’을 출시할 계획이다. 수박소다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 17개국에 수출하는데 최근 중국에 200만 개 공급 계약을 맺었다”며 “브라질 젊은 층 사이에서 ‘수박소다를 술에 타면 술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을 타며 최근 수출 주문이 늘었다”고 했다.
홍삼을 씹기 편한 젤리 형태로 만든 ‘홍삼젤리’는 일본과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무궁화소다’는 독립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했다. 어린이 브랜드 ‘앙팡’은 쌀과자,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SFC바이오는 올해 매출 10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김 대표는 대웅제약 병원사업팀, 풀무원 건강기능식품 파트 등을 거쳐 1999년 SFC바이오를 창업했다. 연구에 매달리다 보니 전문지식에 대한 갈증이 생겨 중앙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제21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에서 수박 유래 천연 항산화물질 추출 기술 및 기능성식품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받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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