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특화 콘텐츠 인기
KT, 美 할리우드와 손 잡아
SKT, 지상파 방송사와 제휴
[ 전설리 기자 ] 국내 통신 3사가 치열한 콘텐츠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손잡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근 IPTV(인터넷TV) 가입자가 3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KT는 미국 할리우드 6대 주요 스튜디오와 손잡았다.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 3사와 연합해 OTT 서비스인 ‘옥수수’ 강화에 나섰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공세에 맞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킬러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가운데 가장 먼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실감콘텐츠 등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 넷플릭스 제휴 통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국내 독점 제휴를 맺었다. 올해 1분기 제휴 효과가 나타났다. 이 기간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작년 4분기보다 13만 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11만9000명) KT(11만 명)보다 가입자 증가폭이 크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IPTV를 통해 넷플릭스를 제공한 것이 가입자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발표할 수 없지만 이용자 설문조사를 보면 가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꼽는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유료이용자 153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90만 명이던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는 올해 1월 107만 명, 2월 114만 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유료 이용자가 결제한 금액은 월 200억원에 이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플러스tv 아이들나라, 50대 이상을 겨냥한 브라보라이프 등 특화 콘텐츠가 IPTV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할리우드와 손잡은 KT
KT는 IPTV를 통해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영화를 제공한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올레 tv 초이스’다. KT는 워너브러더스, 소니픽처스, NBC유니버설,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디즈니코리아 콘텐츠 배급), 파라마운트픽처스, 20세기폭스 등 6대 주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영화감독, 유튜버 등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화제작을 매주 한 편씩, 올해 말까지 30여 편 제공할 예정이다.
반려견 영화 ‘더웨이홈’을 시작으로 누적 2억달러(약 2350억원) 매출을 기록한 애니메이션 ‘스몰풋’, 원작소설이 7000만 부 이상 팔린 애니메이션 ‘캡틴 언더팬츠’, 인기 배우 마고 로비가 출연하고 제작한 ‘터미널’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 KT는 할리우드뿐 아니라 국내 독립영화를 포함해 인도 홍콩 등의 미개봉 영화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지난해 미국 박스오피스 100위권 영화 중 30% 이상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영화관보다 먼저 영화를 선보이는 ‘퍼스트 스크린’을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옥수수와 푹의 결합’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 3사(SBS MBC KBS)와 협력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1월 이들과 통합 OTT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OTT 옥수수를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 3사는 합작법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을 통해 푹을 서비스한다. 양측은 두 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통합법인을 출범시켜 국내외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콘텐츠 투자, 제작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옥수수는 지상파의 드라마 K팝 등 콘텐츠를, 방송사는 플랫폼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와 같이 해외 콘텐츠 제작사 등과 제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대표적인 후보다. 디즈니는 마블 픽사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신사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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