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업주부, 남편 밥은 해주기 싫습니다."
한 네티즌이 남편의 식사 때문에 고민이 많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주부 A씨는 결혼 후 퇴직하고 집안일부터 육아까지 홀로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전업주부는 당연히 다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입 짧은 신랑에게는 밥해주기 싫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은 몸매 관리에 예민한 사람이라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는다. 퇴근 후 집에 와서는 든든히 먹는 식사는 거부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 혹은 식사 대체용 셰이크 등을 먹는다고.
그는 "남편은 살이 찌기는 싫다면서도 매일 저녁마다 1년 365일 술을 마신다. 간단한 맥주 한 잔 정도면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남편은 매일 소주 반병에서 한 병, 맥주 2~3캔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A씨에게 안주를 부탁했다. 하지만 '몸매 관리' 때문에 만들면 안 되는 음식이 많다. 매일 메뉴도 중복되면 안된다.
A씨는 "배부르면 술을 못 마신다고 식사류는 절대 안 된단다. 밀가루, 튀김도 안되고 나트륨 많은 국, 찌개도 거부한다. 고기도 살찌니까 안되고 샐러드는 양식을 싫어해서 안 먹는다고 한다"면서 분노했다.
그래서 A씨가 만들어 온 안주는 간을 하지 않은 도토리묵, 두부김치, 계란찜, 조개찜 등이었다. 남편은 맛있게 먹겠다고 하면서도 입만 대고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A씨는 결혼하고 1년간은 많은 노력을 했다. 한식부터 양식, 중식, 일식 매번 바꿔가며 레시피를 보며 공부했다. 심지어 한식, 양식 자격증도 땄다.
그는 "아무리 맛이 없다고 해도 한 번쯤 아내의 정성을 봐서 다 먹어줄 만한데 그런 미덕이 1도 없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이어 "매번 다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도 많이 봤는데, 남편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료들을 보면 '가정주부가 이런 걸 다 응용해서 만드는게 능력'이라고 잔소리를 한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유명한 식당을 운영했던 시어머니까지 남편의 입맛에 혀를 내둘렀다. 시어머니는 "나도 쟤 대리고 살면서 입맛 맞추기 힘들었어"라며 "진상 손님 받는 기분이었다"고 A씨를 위로했다.
A씨는 "출산 후 육아까지 하다 보니 남편 입맛에 맞는 음식 해주는 것이 힘들어진다"라며 "이 정도면 신랑 밥 안 챙겨줘도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네티즌들은 "'먹지마'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냥 주는 대로 먹으라 하고 안 먹으면 그만두는 게 좋겠다", "몸 생각한다면서 매일 술을 왜 먹는지 모르겠다", "상 몇 번은 엎었을 케이스다", "살림을 맡은 전업주부라고 해서 남편의 요구를 맞춰줘야 한다면 남편은 아내가 요구하는 만큼의 수입을 벌어와야 한다. 육아도우미 쓰고, 여유 있게 요리해주겠다고 해라", "시어머니가 '손절' 한 남편의 입맛은 아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멸치나 오이, 당근을 술안주로 주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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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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