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가 뛴다
[ 최진석 기자 ]
아파트 단지의 공원이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단순히 나무와 산책로만 있는 기존 조경에서 벗어나 생태조경, 어린이 물놀이장, 소나무숲산책로 등 단지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친환경 단지를 찾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조망권과 개방감을 극대화함으로써 주거만족도와 아파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건설사들도 조경 특화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와 ‘친환경 생태조경’ 디자인
GS건설은 니얼 커크우드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 조경학과 교수와 손잡고 미사강변센트럴자이에 미래 기후변화 대응형 생태 조경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커크우드 교수는 미사강변도시가 한강으로 둘러싸인 친환경 녹색 신도시라는 점에 착안해 단지 외곽 동·남쪽을 따라 0.7㎞ 길이 완충 녹지를 조성했다. 단지 중앙부엔 왕벚나무와 이팝나무 등 빗물량에 따라 색다른 경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빗물 저장 기능을 가진 레인가든, 단지 외곽을 따라 흙길로 포장된 에코로드 등을 배치했다.
GS건설은 커크우드 교수의 조경 디자인을 동천자이1·2차와 일산자이2·3차 등 여러 단지에 적용해 왔다.
3D, VR시뮬레이션 설계 기법으로 조경 설계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새로운 푸르지오 브랜드 발표에 맞춰 조경 설계 방식도 바꿨다. 먼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아파트 최초로 공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3D설계와 VR시뮬레이션 설계 기법을 적용했다. 조경 계획 단계부터 최종 시공 단계까지 일원화된 관리로 수준 높은 조경 공간을 설계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최초로 적용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에서는 실제에 가까운 모델링으로 설계-시공 간 차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경산 펜타힐즈 푸르지오에서는 어린이 정원 ‘뜰벗’(푸르지오의 어린이 식물원)을 김승민 작가와 함께 만들었다. 가족과 이웃, 자연과 단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세련된 커뮤니티 시설인 ‘그리너리 라운지’와 성인들을 위한 자기계발 강좌와 열린 도서관이 함께 어울린 ‘그리너리 스튜디오’, ‘숲속 영화관’ 등도 조경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만든다. 새로운 휴게·놀이시설물은 올해 입주 예정인 지축 센트럴 푸르지오, 인천 논현 푸르지오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어린이 물놀이장, 캠핑 가든…‘이용하는 조경’
포스코건설은 더샵 조경 철학으로 ‘헤아림’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하는 조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더샵필드와 어린이 물놀이장(더샵 키즈풀), 캠핑 가든, 더샵 가든팜 등이 더샵 아파트 단지 내 조경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공간들은 하남미사더샵리버포레와 펜타힐즈더샵1차, 대현더샵, 동탄역 센트럴파크2차 등에 적용됐다. 올해는 평택 동산 센토피아가 9월 준공 예정이다. 입주자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샵필드와 어린이 물놀이장을 특화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가든 스타일’도 입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원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앙광장과 같이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조경과는 달리 동별로 별도 정원을 만들어 해당 동의 입주민들이 아늑하게 쉴 수 있는 정원을 말한다. 이런 특성을 적용한 부산 래미안 장전은 지난해 제9회 대한민국 조경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공동주택부문 1위인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축구장 5배 규모 초대형 중앙광장
금성백조는 이달 검단신도시 AA11블록에서 검단신도시 예미지 트리플에듀를 분양할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예미지 트리플에듀는 금성백조가 검단신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아파트로 총 1249가구 규모다. 이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초대형 중앙광장이다. 축구장 5개 크기인 약 3만4260㎡ 규모의 초대형 중앙광장이 조성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지 설계단계부터 조경을 특화해 설계하며 자연친화적, 주민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아파트 가치 상승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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