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파업에 '일감절벽' 현실화
全직원 최대 나흘 강제 휴가
[ 장창민 기자 ]
‘일감절벽’에 내몰린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달 말 최대 나흘간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셧다운)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공장 문을 닫은 데 이은 추가 셧다운이다.
▶본지 4월 8일자 A1, 8면 참조
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노동조합에 이달 말께 2~4일간 공장 가동을 멈출 방침이라고 통보했다. 이번 셧다운은 부산공장 전 직원 2300여 명이 한꺼번에 연차를 쓰는 방식으로, 단체협약의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활용한다. 프리미엄 휴가는 명절 또는 연휴에 하루나 이틀 정도 전 직원이 연차를 내 붙이도록 하는 사내 복지 제도다. 그러나 생산물량이 줄면서 셧다운에 활용하는 처지가 됐다.
회사 측은 노조에 생산·판매 현황 및 재고 물량, 협력사의 부품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르노삼성의 ‘일감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쪼그라든 3만8752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프랑스 르노 본사와 동맹 관계인 일본 닛산이 잦은 파업에 따른 우려로 르노삼성에 위탁해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물량을 40%(10만 대→6만 대)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로그는 지난해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21만5680대)의 절반(49.7%)을 차지한 주력 차종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7개월 동안 62차례(250시간)나 파업했다.
일각에선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정기적 셧다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일감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로그 생산 계약이 끝나는 오는 9월 이후에는 일감이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 신차 부재에 따른 내수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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