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경영
[ 김재후 기자 ] 한화그룹은 최근 몇 년간 혁신과 내실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 구축과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은 과감히 매각하거나 정리하고 석유화학, 태양광, 방위사업 등을 핵심 사업부문으로 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은 해당 부문 사업장을 돌면서 핵심 사업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단지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은 한화그룹이 글로벌 항공엔진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체질 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순 비용 절감이나 투자 축소와 같은 소극적인 내실화가 아니라 사업구조의 선진화부터 제품·기술 개발, 일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변화와 성과를 도출해 글로벌 수준의 체력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중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발표했다. 미래 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과 방위산업·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 향후 5년 동안 22조원을 투자해 규모를 키우고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화케미칼은 염화비닐단량체(VCM) 및 폴리염화비닐(PVC) 증설과 석유수첨수지 공장 신설에 3000억원, 여천NCC는 에틸렌, 부타디엔 생산설비 증설에 7400억원을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화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서울대와 함께 ‘신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고부가 특화제품 소재 및 촉매, 생산 공정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폴리프로필렌, 에틸렌, 프로필렌 생산 규모의 설비 증설에 5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9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31만t, 프로필렌 13만t, 폴리에틸렌(PE) 40만t을 증설했다. 이를 포함해 2020년까지 총 1조4300억원을 설비투자에 쓰기로 했다.
미국 일본 독일 한국 등에서 태양광 시장 1위를 달성한 한화큐셀은 고효율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지붕형 주택용 태양광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고효율 고품질 시장이 형성된 미국 일본 유럽 호주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8월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인 한화S&C를 합병했다. 시스템 부문(방산)의 레이더 및 센서 개발 역량과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시스템 통합 역량을 결합해 기존 사업 고도화 및 신규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합병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선도 솔루션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합병 후 미래 전투체계 플랫폼과 항공전자 등 방산전자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감시체계, 사이버 보안 등 국방 시스템통합(SI) 솔루션을 강화하면서 스마트 인프라 및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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