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 업체들 주꾸미 메뉴 잇따라 내놔
손질 어려워 쉽게 사 먹을 수 없었던 젊은 소비자 지갑 열어
안주 HMR 시장 커지면서 주꾸미 제품 더욱 늘어날 듯
제철을 맞은 주꾸미가 가정간편식(HMR)의 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주꾸미 풍년으로 원재료 가격이 하락했고 식품 업체들이 혼밥족을 겨냥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주꾸미 관련 식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올 들어 티몬을 통해 판매된 즉석 주꾸미 식품 판매량은 3만2590개에 달한다. 티몬은 젊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자체 PB 상품 '즉석조리식품 236:) 주꾸미'를 내놨다.
위메프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해 위메프에서 판매된 주꾸미 식품의 매출은 2015년 대비 124% 증가했고 올해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 관계자는 "주꾸미가 간편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매콤한 맛과 편리한 조리,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포장을 뜯고 프라이팬에 볶기만 하면 훌륭한 밥 반찬이 되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꾸미 매출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HMR 시장이 커지면서다. 주꾸미 손질이 어려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젊은 소비층을 겨냥해 식품 기업에서 대거 HMR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달 24일 CJ제일제당이 발표한 밀키트 브랜드 '쿡킷'은 새우주꾸미삼겹살을 대표 메뉴로 내놨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전문몰 '더반찬'은 봄을 맞이해 한정 메뉴 '향긋한 밥상'을 출시하면서 '주꾸미제육쌈밥정식 세트', '주꾸미봄나물비빔밥정식 세트'를 선보여 역시 주꾸미를 주요 식재료로 사용했다. '하린이네주꾸미' 브랜드를 운영하는 어니스트컴퍼니에서 출시한 양념주꾸미는 냉장제품으로 3~4분 불에 익히기만 하면 식당에서 사먹는 듯한 요리로 변신한다.
주꾸미는 안주 HMR 식품으로도 출시됐다. 대상 청정원 '안주야(夜)'는 출시 2년 만에 누적판매 1500만개, 누적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여러 메뉴 중 주꾸미볶음의 인기가 좋아 매출 증가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동원F&B는 안주간편식 브랜드 '심야식당'을 선보이면서 '개성 왕주꾸미만두'를 출시했고 CJ제일제당도 '비비고' 브랜드를 통해 주꾸미제육볶음을 선보이고 있다. 아워홈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주꾸미를 식재료로 한 안주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주꾸미 인기의 또 다른 요인은 풍년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꾸미 어획량은 3204t을 기록했다. 2015~2017년 매년 1500~2100t 안팎으로 잡히던 것이 2배로 늘어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다. 지난 3월 주꾸미의 주요 집산지인 군산, 서천 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주꾸미 1kg당 낙찰가는 1만9000~2만원대 초반에서 형성돼 3만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지난해에 비해 약 35%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주꾸미는 식재료로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할 수 있어 식품 업체들이 선호한다"며 "HMR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주 HMR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적정한 원재료 가격에 물량 확보만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면 주꾸미 관련 제품 출시는 더욱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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