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격려하며
등 서너차례 두드려줘
[ 김형호 기자 ] 30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공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선포식’은 정부와 기업이 세계 1위를 향한 도전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경기 오산 라온제나 합창단이 부른 ‘꿈을 향해’라는 노래로 시작한 이날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드시 1등을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선포식 이후 시찰을 위해 옮겨간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에는 ‘시스템 반도체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최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시스템 반도체 공장은 오는 9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장에 들어서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인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은 “EUV 장비가 높아서 12층 높이로 짓고 있는데 20조원이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옆에 있던 이 부회장이 “이 공장 짓는 돈이 인천공항 3개 짓는 비용”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브리핑 도중 “EUV 전용으로 만들었느냐, 건물에 팹(생산라인)이 몇 개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빠삭한’ 반도체 지식을 드러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정 사장은 “현재 진척률이 75%”라며 “내년 2월부터는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평택공장 증설에 대해 “자신 있으세요?”라고 물었고, 정 사장은 “지금까지 해냈듯이 꼭 해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사업장을 떠나기 직전 이 부회장의 등을 서너 차례 두드리며 격려한 뒤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 참모진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뿐 아니라 업계 대표들,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총장도 참석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그중에서도 파운드리 1위 달성을 위해서는 기술 투자와 함께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룬 자리였다.
SK하이닉스, DB하이텍, 실리콘웍스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주요 42개 기업 대표와 현대모비스, LG전자, 한전, 현대로보틱스 등 10개 고객사 대표들은 이날 시스템 반도체 상생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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