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창사 후 최대 위기
누적결손금 4324억원 달해
회계법인 "존속능력에 의문"
회사측 "내년엔 해결 가능"
업계 "CB상환 쉽지 않을 듯"
[ 조진형/윤희은 기자 ] 상장사 케어랩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데일리블록체인을 비롯해 118개 계열을 거느린 ‘벤처연합군’ 옐로모바일이 2년 연속 외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옐로모바일은 벤처회사들과 지분을 교환해 덩치를 불리면서 한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외형 확장에 몰입한 채 구조조정 적기를 놓치면서 ‘빚더미’에 올라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2018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옐로모바일의 지난해 매출은 4699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7.95% 줄었고, 영업손실은 31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순손실은 1180억원으로 확대됐다. 삼일회계법인은 2017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거절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은 한 해 전과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연계(O2O) 부문의 영세한 자회사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영세 사업체의 매출 증빙이 어려워서 감사의견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아직 정리작업이 끝나지 않아 의견이 또 거절됐지만 내년에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옐로모바일 계열의 기업공개(IPO) 차질을 걱정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있다. 삼일회계법인도 “누적결손금이 2018년 말 4324억원으로 확대됐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760억원을 초과한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부채 중에서도 3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 만기가 속속 다가오고 있다. 옐로모바일 CB 원금만 해도 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회사 측은 “CB 투자자들에게 만기 연장을 요청 중이고, 지속적인 신규 투자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분위기다.
중간 지주회사 격인 옐로오투오그룹, 옐로디지털마케팅과 함께 핵심 계열인 쿠차, 피키캐스트 등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케어랩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데일리블록체인 등 상장 계열사를 활용해 지분 거래나 담보 제공을 통해 연명하는 모양새다.
주요 투자자들의 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디에스자산운용, L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먼트, 알펜루트자산운용, 오스트인베스트먼트, KB증권 등은 지난해 옐로모바일을 대상으로 주식매매대금 소송을 제기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은 구조조정 적기를 놓치면서 핵심 인력 이탈과 투자 유치 실패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몇몇 괜찮은 계열사가 남아 있지만 팔아도 채권자들에게 남는 게 별로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진형/윤희은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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