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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뒤땅 치고 '구사일생'…개울 속 '맨땅샷'으로 절체절명 위기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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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오픈 3R 7언더파 3위
선두 이민지 4타차 추격



[ 김병근 기자 ] “이런 샷을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통산 20승 사냥에 나선 ‘골프 여제’ 박인비(31)가 자신도 믿기 힘들 정도의 미스샷을 쳤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윌셔CC(파71·6450야드)에서 열린 휴젤-에어프레미아 LA오픈(총상금 150만달러) 3라운드에서다.

182야드를 남긴 17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하기 위해 5번 아이언을 빼든 박인비. 평소처럼 느린 백스윙을 한 뒤 강한 회전으로 클럽을 끌고 내려왔다. 똑바로 날아갈 듯했던 공은 힘을 잃고는 왼쪽으로 낮게 힘없이 휘면서 날아가더니 깊숙한 개울 속으로 향했다. 엄청난 뒤땅성 훅이 난 것. 다행히도 공은 돌을 맞고 튀어 물을 피해 모래 위로 떨어졌다. 일정한 리듬과 템포가 강점인 그는 “공격적으로 치지 않으려 하다가 리듬이 흐트러지면서 헤드가 일찍 풀려 내려왔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가 뒤로 많이 눕혀진 채 내려와 공 뒤의 흙을 먼저 친 것이다. 그러면서 “TV 중계에 잡히지 않길 바랐는데 나왔다”며 웃었다.

그러나 역시 여제는 여제였다. 홀컵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깊은 개울 속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벙커샷처럼 친 세 번째 샷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어 시도한 어프로치샷은 깃대를 맞혀 파 세이브에 성공할 뻔했다. 이 홀을 보기로 막은 박인비는 “사흘 내내 공이 잘 맞아 미스샷에 대해 불평하긴 그렇지만 너무 안 좋은 샷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홀은 이 대회에서 두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되는 홀로 평균 타수가 4.3타다.

박인비는 3라운드에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8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7언더파. 선두 이민지(호주·11언더파)에는 4타 뒤진 단독 3위다. 전반에 버디 5개를 몰아치며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섰지만 후반부터 퍼트가 살짝 홀을 비켜가더니 기어코 17번홀에서 어이없는 샷 실수까지 나왔다. 그는 “지금쯤이면 15언더파는 했어야 하는데 그린이 어려워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이날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찬 이민지는 지난해 5월 볼빅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통산 5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시메트라투어(2부 투어) 출신 나나 코에르츠 마센(덴마크)이 10언더파 단독 2위로 생애 첫 승을 노린다.

이날 4타를 덜어낸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6언더파 공동 4위로 ‘5타 차 뒤집기’에 도전한다. 퍼트감이 살아난 김세영(26)이 5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극적인 막판 역전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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