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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육탄 봉쇄·의원 감금…패스트트랙 놓고 '막장 드라마' 펼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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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대신 임명된 채이배 위원
한국당 의원들에 6시간 감금 당해

국회 법안 접수처에 경호권 발동



[ 하헌형/김소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25일 당초 계획대로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대상 안건) 지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추진을 결사 반대해 온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국회는 하루 종일 아수라장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를 짜 국회 본청 회의실과 의안과 사무실 등을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의 한 4선 의원은 “2012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후 국회에서 이런 막장 드라마가 벌어진 건 처음”이라고 했다.

군사작전 방불케 한 특위 위원 교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국회 의사과에 팩스를 보내 같은 당 오신환 의원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교체) 요청안을 접수시켰다. 오 의원과 같은 바른정당계 유승민, 유의동, 이혜훈, 지상욱 의원 등이 8시30분께부터 의사과 앞을 육탄 봉쇄하자 인편 대신 팩스로 요청안을 제출한 것이다. 국회 규정에는 필요시 팩스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문을 접수할 수 있게 돼 있다.

전날 한국당 의원들과의 몸싸움 끝에 국회 인근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전 11시께 권영진 국회 의사국장이 들고 온 교체 요청서에 서명했다. 요청안이 의사과에 접수된 직후 유승민 의원 등이 병원을 찾아 면회를 요청했지만, 문 의장은 거부했다. 유 의원은 “의장 몸 상태가 안 좋으시다고 들었는데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의사국장을 몰래 불러 결재했다”며 “의장 스스로 국회법 48조 위반행위를 저질렀다”고 했다. 국회법 48조는 임시국회 회기 중에는 특위 위원을 교체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오 의원의 사임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려 당내 의원 13명의 서명을 받았다. 여기에는 지난 23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때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한 김삼화, 신용현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또 다른 사개특위 위원인 권은희 의원도 임재훈 의원으로 전격 교체했다. 권 의원은 교체 후 “김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협상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뒤 사·보임계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법안 접수도 실력 저지

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패스트트랙 지정 표결을 위해 사개특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회의장 세 곳을 점거하며 총력 저지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야 4당이 기습적으로 특위 회의를 열 가능성에 대비해 회의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는 등 몸싸움도 불사할 태세를 보였다. 김현아 의원 등은 공수처 설치법 접수에 대비해 법안 접수처인 국회 의안과에서 대기했다.

여상규 의원 등 11명은 오전 9시께부터 오 의원 대신 사개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집결했다. 채 의원의 사개특위 전체 회의 출석을 막기 위해서다. 채 의원은 공수처 설치법 패스트트랙 지정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채 의원은 지속적으로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김정재, 송언석, 엄용수 의원 등이 문 앞을 소파로 막으며 저지했다. 채 의원은 의원실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채 기자들을 향해 “수시간째 감금 상태”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채 의원의 신고로 경찰도 출동했다. 그는 여섯 시간 만인 오후 3시15분께 의원실을 겨우 빠져나와 공수처 설치법 심의가 진행 중인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한국당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추태를 그만두고 당장 국민과 문 의장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사개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6시께 공수처 설치법 접수를 시도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이 의안과 앞에서 진을 치고 막아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문 의장은 경호권 발동을 지시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회의장 무단 점거와 회의 방해는 국회법 위반이기 때문에 한국당도 긴 시간 농성을 이어가긴 어렵다”고 했다.

하헌형/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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