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는 무의식이 일상적인 삶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고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세계적인 무의식 연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의식과 무의식의 이분법을 경계한다. 의식은 좋고 무의식은 나쁘다는 것은 편리하지만 틀린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의식이 늘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아니다. 책은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과 더불어 우리가 언제, 어떻게 의식과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지 파고든다.
무의식은 말 그대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릴 일은 아니다. 저자는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서로를 지지해준다”며 “때로는 어려운 문제의 답이 꿈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의식에서 그 문제를 오래 고심한 끝에 나온다”고 서술한다. 무의식은 의식이 중요한 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자기 조절을 잘 하는 사람은 남보다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는 ‘마음의 통제’ 부분도 흥미롭다. 그들은 의식적이라기보다 습관적이고 자동적일 뿐이다. 자신의 삶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성인군자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말한다. “무의식은 벽이 아니라 문이다. 숨겨진 마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존 바그 지음, 문희경 옮김, 청림출판, 508쪽, 1만8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