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화우 정진수 대표변호사
[ 조아란 기자 ] “‘이기면 된다’는 건 초보적인 이야기예요. 이제 로펌은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돼야 합니다.”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법무 환경 변화에 맞춰 고객 우선주의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가 꼽은 가장 큰 변화는 사내 변호사 수 증가다. 이전엔 법률을 거의 모르는 기업 고객들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면 됐지만 이제는 사내 법률가가 사외 법률가를 상대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 전략을 짜고 평판 관리까지 도와주는 등 보다 고차원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종합 카운슬링’이다.
화우가 소속 변호사들을 특정 ‘법률’ 전문가에서 나아가 특정 ‘산업’ 전문가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대표는 “예컨대 에너지산업 전문가라면 산업의 현안이 무엇인지, 기업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등을 알고 있겠지만 회사법 전문가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면서 “특정 산업의 전문가가 돼야 기업의 입장에서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화우는 이 같은 필요성에 따라 작년 기업자문 금융 국제 기업송무 형사·중재 공정거래 지식재산 조세 노동·정부관계 부동산건설 등 10개의 전문 그룹으로 조직을 확대 재편했다. 정 대표는 “그룹의 전문성을 키워가는 한편 인수합병(M&A) 등 광범위한 이슈가 있을 때엔 그룹끼리 융합해 협업한다”고 말했다.
내부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담당 변호사의 책임성을 높이는 것도 화우의 관심사다. 정 대표는 “변호사들이 하고 싶은 업무보다는 가장 적합한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담당 변호사가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는지 체크하는 시스템 등도 구축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93년부터 14년간 판사를 지냈다. 2007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끝으로 법복을 벗고 화우에 합류했다. 경영전담 변호사를 두 차례 지내고도 재작년 말부터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내부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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