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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의 블로소득] 가상화폐 연이은 완판…"ICO 대신 I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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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주류 투자 방법으로 자리 매김
정부 금지 방침, 거래소 모럴해저드 해결해야




"판매 3초 만에 완판", "6분 만에 물량 소진"… 가상화폐(암호화폐)들이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있다. 암호화폐 열풍이 불던 2017년이 아닌 지금, 2019년에 벌어진 일들이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가 진행한 ‘후오비 프라임’에서는 뉴턴프로젝트 암호화폐가 판매 3초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거래소 BCEX도 암호화폐 오쿠가 판매 시작 6분 만에 매진됐다.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받은 두 이벤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거래소 공개(IEO) 형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IEO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기존 암호화폐 공개(ICO)의 문제점을 개선한 투자기법이라 할 수 있다.

종전에는 투자자가 비상장 암호화폐를 구입하려면 해당 프로젝트가 공개하는 백서를 읽고 가치를 직접 판단해 ICO 참여 여부를 정해야 했다. 사실 투자자 개인이 백서의 진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정보 불균형에 따른 사기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많았다.

실제로 개발팀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개발진 이력을 날조하는 백서도 적지 않았다. 심한 경우엔 성공적으로 ICO를 진행한 다른 프로젝트의 백서를 그대로 베껴 등록하고 투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백서를 기준으로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프로젝트라 해도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가격이 오를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투자자들은 백서에 의존해 명확치 않은 '내재 가치'를 믿으며 거래소 상장을 기다리곤 했다.

IEO는 보다 전문성을 갖춘 거래소가 양질의 프로젝트를 엄선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적어도 해당 프로젝트와 팀원이 실존하는지, 이력을 속이지 않았는지 등의 걱정을 개인 투자자가 할 필요는 없다.

또 거래소 상장이 전제되므로 상장 소식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거래소 이용자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큰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IEO는 거래량 활성화 걱정도 덜 수 있다.

단 넘어야 할 문제도 있다. 우선 IEO는 ICO의 변형이기에 ICO가 금지됐다면 IEO도 금지된다. 정부는 2017년 ICO 전면금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ICO로 봤다. IEO는 물론이고 증권형 토큰 공개(STO) 등 암호화폐를 판매해 투자금을 모으는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고 할 수 있다.

단 불법은 아니다. 정부 방침을 뒷받침할 법령이 없기 때문. 정부는 자본시장법으로 이를 처벌하겠다고 했지만, 자본시장법상 암호화폐는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 적용할 수 없다. 관련 법안들 역시 국회 계류 중이다.

IEO를 진행하는 거래소의 신뢰 문제도 들여다봐야 한다. IEO는 전문성을 갖추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가 개인 투자자보다 프로젝트를 면밀히 검토하고 솔직하게 평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거래소에 의해 공개된 프로젝트 정보가 사실과 다를 경우 그 책임도 거래소에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뢰도가 낮은 거래소들도 IEO에 뛰어들고 있다. 거래소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용자를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했거나 암호화폐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펌핑이 이뤄진 거래소, 스스로 내건 공지를 위반한 거래소라면 IEO라고 해서 믿을 순 없다. 도리어 IEO 대상인 프로젝트와 유착해 ICO와 동일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프로젝트에 'IEO 비용'을 요구하는 거래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수 프로젝트를 찾아 IEO하는 게 아니라, 비용을 받고 거래소가 홍보한 뒤 암호화폐를 판매한다는 얘기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우수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게 정상적이지만, 비용을 받고 판매 대행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곳도 많다. 심지어 거래소는 매도인 또는 매매 당사자가 아니라며 프로젝트 검증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IEO 거래소 선택에 주의를 당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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