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형 기자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회사 분할(물적분할)을 반대하고 나섰다. 2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오는 30일까지 ‘법인분할 반대’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인다. 노조는 또 지난 15일부터 각 부문과 부서별로 회사 측의 ‘물적분할 설명회’ 참석 거부 운동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회사를 분할하는 안건을 다룬다.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은 산하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거느리게 된다.
노조는 한국조선해양이 출범하면 현대중공업은 그룹의 뿌리가 아니라 단순 생산법인으로 전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GM R&D 부문을 물적분할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회사 측이 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해 노조를 무력화했다”며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도 구조조정과 노조 파괴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으며 부채 부분도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설명회에 불참하는 것은 명백한 ‘업무지시 불이행’에 해당된다”며 “물리력을 사용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기업의 정당한 경영권 행사에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반대해 위로금과 기본급 인상 등 실리를 챙기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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