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d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달릴수록 ‘쾌감만점’
현실적 스포츠 세단의 넘사벽
와인딩 구간마다 “와~” 감탄
“이 정도로 재밌다고?”
독일 BMW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차량과 하나가 되는 ‘운전의 즐거움’이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차를 몰기 좋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큰손인 30대를 사로잡았다. 최근 5년여간 분석해보면, 20~30대 차량 구매자 10명 중 3명은 BMW를 샀다. 메르세데스벤츠 등보다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5시리즈와 3시리즈가 있다. 3시리즈는 1975년 시장에 나온 뒤 반세기 가까이 스포츠 세단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뿐만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이란 방향성이 가장 명확한 차량으로 꼽힌다.
최근 7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신형 3시리즈를 직접 운전해 보니 이 같은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디젤(경유) 엔진을 품은 320d M 스포츠 패키지를 200여㎞ 타봤다.
시동을 걸자 운전대(스티어링 휠)에 진동이 있지만 흡차음 성능이 뛰어났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솔린(휘발유) 모델이라 해도 믿을 만했다. 다만 시승 차량은 주행 거리가 짧은 신차다.
고속도로에 올라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맹렬하게 앞으로 ‘툭’ 치고 나간다. 순식간에 속도계가 시속 100㎞를 넘어갔다. 디젤답게 초반 끄는 힘이 뛰어났다. 낮은 엔진 회전수(rpm)부터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320d M 스포츠 패키지는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의 힘을 낸다. 그러나 시속 140㎞ 그 이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분명 한계를 보였다.
신형 3시리즈의 본모습은 급경사·급회전을 반복하는 와인딩 구간에서 나왔다. 경기 양평의 중미산을 넘는 동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격하게 돌아나가자 거뜬하다는 듯 버텨냈다. 운전자가 생각하는 대로 ‘아웃-인-아웃’ 방향을 그릴 수 있었다.
뒷바퀴가 밀리는 ‘오버 스티어’ 외 다른 변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신형 3시리즈는 55㎏ 줄인 가벼운 몸(차체)과 뛰어난 섀시 강성, 10㎜ 낮춘 무게 중심, 50 대 50 배분 등으로 든든하게 뒷받침 해준다.
뒷바퀴가 마찰력(그립)을 잃고 미끄러져도 운전대를 돌리면 금새 중심을 되찾았다. 차량과 하나가 되면서 운전자 의도에 즉각 반응한다. 스포츠 세단에 필요한 모든 요소가 담겼다. 동승자는 “매일매일 운전대를 잡고 싶은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신형 3시리즈는 현실성 있는 스포츠 세단에서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란 생각이 들었다. 운전 할수록 달리기 실력을 흉내낸 여타 경쟁 차종과 확연히 달랐다. 만약 출력 등 주행 성능에 갈증을 느낀다면 고성능 브랜드 M이란 훌륭한 선택지가 있다.
신형 3시리즈는 내외관 디자인에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장(길이)이 76㎜ 늘어났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도 41㎜ 더 길어져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아이콘인 키드니 그릴은 더 커졌다.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와 맞닿아 있다. 다만 코로나링으로 불리는 주간주행등은 상징성이 떨어져 나갔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뒷면은 큼직한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로 꾸몄다.
실내 공간은 철저하게 ‘운전자 중심’이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내비게이션 길 안내 등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속도계 바늘을 보는 맛은 없다. 이 밖에 변속기 레버와 10.2인치 디스플레이, 공조 버튼, 송풍구가 새롭게 바뀌었다.
신형 3시리즈의 320d M 스포츠 패키지 트림(세부 모델) 판매 가격은 562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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