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어느 파리 목사의 비밀
파리 한인 E교회 성폭력 논란
‘그것이 알고 싶다’가 프랑스 파리 한인교회 송목사의 성폭행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20일 밤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송목사가 목회하는 프랑스 파리 한인교회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폭로했다.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서 시작해, 20년간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데에 힘 쓰며 아프리카 3개국에 17개의 교회를 세웠다는 선교의 주역. 프랑스 한인 사회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며, 성대한 행사를 주도해왔던 파리의 한인 E교회. 이 교회의 담임 목사인 송 목사는, 프랑스 소도시에서 철학을 공부하다 어느 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줄곧 목회에 힘 써왔다고 한다. 프랑스 현지 침례교단에서 목사로 안수를 받은 후, 그가 세운 E교회는 파리 현지의 유학생들이 찾는 교회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지난 해 말, 교인들 사이에 짧은 영상 하나가 퍼지며 한 가지 의혹이 불거졌다. 존경의 대상이었던 송 목사가 오랜 시간 가족을 폭행해온 아버지라는 주장이었다. 송 목사의 가족은 아버지로부터 줄곧 가정폭력에 시달려왔음을 고발하며, 집 안에서 촬영된 폭행 영상을 제시했다. 교회 측은 이러한 의혹을 가족 문제로 일축하며, 그들 사이의 진실 공방으로 가져갔다. 그러던 중, 교회의 직분자였던 여성 교인이 또다른 피해사실을 고백하며 더 큰 논란에 휩싸였다. 그녀는 일 년 전, 송 목사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교인 이씨였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여성 교인 이씨 이외에도, 취재진은 송 목사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증언하는 복수의 피해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씨는 “파리로 유학을 갔을 때 송목사가 저한테 ‘목회 훈련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 교회를 위해 살아라’라고 권했다. 특별한 부르심이 있다고 해서 저도 다 포기하고 교회를 위해 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송목사에게 처음 성폭행을 당한 날, 성목사가 저를 번쩍 들어 안고 침대로 던졌다”며 “제가 편두통이 심했는데 그게 나아지려면 시골에 가거나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안마를 부탁하며 몸을 더듬거나 포옹하며 옷 속에 손을 넣는 등 추행을 했다. 지속적인 추행과 함께 성관계 요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지난해 1월 초 교회 건물 4층 목사방에서 송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씨는 또 “그때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였다. 반년이 지나니 깨어났다. 이 교회가 이상한 방향으로 간다는 걸 알았다”면서 “제가 지금 파리를 가더라도 체류증이 필요한데 신변의 위헙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갈 수 없다. 짐도 못 싸고 여기로 나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교인들 역시 송 목사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두 갈래로 나뉘어져, 각각 피해자 대책위원회와 평신도연대를 구성했다. 이후 양측의 대립이 이어지며, 지난 20년간 파리 한인 E교회에 관련된 의혹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지만, 교회와 송 목사의 의견에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만난 E교회 출신 유학생들은, 교회에 다닐 당시 학업을 포기하고 사역에 매진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교회 측은 사역과 해외 선교에 일절 강요는 없었으며, 모든 것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