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 매입, 해외 기업설명(IR) 강화 등 주가부양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책 리스크(위험),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우려 등으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CEO들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이 자사주를 사들인 사람은 허인 국민은행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CEO 자사주 투자 성적표는?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 행장은 지난 3월12일과 4월11일 두 차례에 걸쳐 KB금융지주 주식 총 7500주를 2억3856만원에 사들였다. 2018년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지난해 연봉(6억7500만원)의 35.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4만3500원이다.
다음으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투자금액이 많았다. 손 회장은 2월15일에 우리금융지주 5000주를 총 7680만원어치 사들인데 이어 지난 3월27일엔 6775만원을 투자해 5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1만4455원이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4월2일 6610만원 투자), 윤종규 KB금융 회장(3월6일 4350만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3월8일 4190만원)이 뒤를 이었다.
잔액 기준으로 자사주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사람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2012년 3월 취임 이후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자’에 나섰다. 지금은 총 19억9880만원어치(18일 종가 기준)를 갖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 9억6075만원어치를 보유해 뒤를 이었다.
올해 취득한 자사주들의 성과가 가장 좋은 CEO는 김지완 회장이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BNK금융지주는 7110원으로 장을 마쳤다. 김 회장 매입단가(6610원)보다 7.56% 상승했다.
◆부진 면치 못하는 은행株
은행주들은 올 들어 성과가 부진하다. 코스피 은행업종지수는 이날 302.00으로 마감해 연초 이후 0.46%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9.09%) 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주요 은행주에 투자하는 KODEX은행증권상장지수펀드(ETF)의 전날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7%로, 인덱스주식형펀드 평균(11.56%)은 물론 액티브주식형펀드(9.12%)보다 낮았다.
은행주가 올 들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는 정책 리스크가 꼽힌다. 2020년 새 예대율 산정기준 적용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수요 위축 등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경기둔화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각된 것도 조정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적, 저평가매력 부각될 것”
주요 금융지주 CEO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 경신 가능 △저평가 매력 부각 △배당확대 등을 이유로 “은행주가 곧 반등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을 제외한 신한 KB 하나 등 세 곳 금융지주사와 기업은행 네 곳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총 11조650억원으로, 작년(10조2996억원)보다 7.4% 많다.
반면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4~0.6배에 머물러있다. 네 곳의 올해 평균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 컨센서스는 26.9%로, 작년(25.0%)보다 2%포인트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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