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 작업과정 밝혀
[ 유재혁 기자 ]
“키가 커지면 그늘이 길어집니다. 부담감과 허탈함 없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한때 조명이 무섭고, 관객이 무서운 적도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 선 나는 어두워서 안 보이는데, 사람들은 내 표정과 행동을 보고 있으니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팬들로부터 받은 긍정의 에너지로 두려움을 극복했습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7인의 방탄소년단은 이 자리에서 신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의 작업 과정과 향후 목표를 밝혔다. 이 현장은 유튜브 계정 ‘방탄TV’로 생중계돼 25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RM의 소감이 이어졌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솔직히 기뻐서 자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집어삼킨 것처럼 생각해선 안 돼.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다짐했습니다. 늘 균형감을 찾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새 앨범은 심리학자 머리 스타인이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설명한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했다. 회사가 추천해줬으며 RM은 그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여러 경로로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RM은 “전작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가 스스로 외우는 주문이었다면, ‘맵 오브 더 솔’은 내 영혼의 지도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찾아보는 것”이라며 “저도 제 안에 뭐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제인 ‘페르소나’는 사회적 자아를 의미하는데 RM이나 방탄소년단이란 이름도 마찬가지”라며 “부정적인 의미의 ‘겉껍데기’이기만 한 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필수적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는 힘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라며 “우리 힘은 팬들이 주신 관심과 사랑이라는 솔직한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에 미국 팝스타 할시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배경을 물었다. 슈가는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해줄 아티스트가 필요했다”며 “할시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경기 남양주로 와서 추운 날씨에도 즐겁게 임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음달 한국 가수 최초로 세계 8개 지역 스타디움 투어를 연다. 영국 스포츠와 대중문화의 성지인 9만 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은 90분 만에 매진됐다. 뷔는 “작년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스타디움 공연을 했는데 올해는 스타디움 투어를 하게 됐다”며 “웸블리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스타디움 공연이 매진됐다고 하니까 떨리고 설렌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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