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업체 지난해 수익 악화
수익성 높은 소비자 시장 공략
[ 심성미 기자 ]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과 일반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10대 가구업체의 지난해 수익성이 ‘된서리’를 맞았다. 외형(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3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과 최저임금, 원자재값 상승 등 각종 직·간접 비용이 늘어난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구업체들은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을 돌파구로 삼았다. 고가 가구용 브랜드와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돌파구
수익성 향상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구업계가 기댈 만한 곳은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이다. 불황에도 심리적 만족을 위해 고가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 심리를 일컫는 ‘나심비(나·심리·가성비의 합성어)’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샘은 이달 초부터 프리미엄 부엌가구 브랜드인 키친바흐 소비자를 대상으로 업계 최초로 10년 품질보증 프로그램과 사전점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2년이던 무상 사후서비스(AS) 기간을 10년으로 늘린 게 핵심이다.
현대리바트는 올초 고급 건자재 ‘세라믹’을 적용한 프리미엄 가구를 출시했다. 지난 2월 내놓은 ‘스와레 세라믹 식탁(135만원)’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 만에 900개가 팔려나갔다. 이달 중순엔 132㎡(약 40평) 아파트 기준 5000만원대인 세라믹타일 주방가구 ‘8100G 테라’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 매장도 올해 안에 10여 개를 더 늘릴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윌리엄스소노마 브랜드의 매출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에몬스는 프리미엄 가구용 브랜드 ‘에르디앙스’의 가구 품목군을 확대하고 단독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까사미아도 신세계에 인수된 뒤 브랜드 정체성을 ‘신혼가구용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홈 인테리어업체’로 바꾸고 지난달 프리미엄 브랜드 ‘라메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는 가구업체
가구업계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퍼시스 에이스침대 일룸 에몬스 넵스 까사미아 코아스 등 10대 가구업체(매출 기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업체의 총매출은 5조811억원으로 전년(4조6338억원)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업체의 총영업이익은 1902억원으로 전년(2686억원)보다 2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업계 1위인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감소했다. 2위인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481억원) 역시 전년 대비 5.0% 줄었다.
주방가구 업계 2위인 에넥스의 영업이익(9억원) 73.6%, 에몬스(13억원)는 42.6% 급감했다. 까사미아는 지난해 적자전환(4억2267만원)했다.
가구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따른 주택 매매 거래량의 급감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 실적이 대체로 예년만 못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진 업체들이 올해 프리미엄 홈퍼니싱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면서 이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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