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프리미엄 높아지면서
사업 분할로 신규자금 유치 노려
[ 이태호 기자 ] SK와 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신성장동력 사업 쪼개기’가 잇따르고 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기존 사업과 분리해 새롭게 가치를 평가받는 게 자금조달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저성장 국면 심화로 성장주에 대한 주목 가치가 높아지면서 사업 분할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일곱 곳이 회사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소재사업 분할), 두산(연료전지·소재), 화승인더스트리(첨단소재), 한샘(실내 리모델링) 네 곳은 신성장동력 사업의 분할 신설을 결정했다. 분할 목적은 모두 “사업의 전문성 제고 및 독립적인 경영 강화”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신설기업 상당수가 사업분할을 계기로 외부자금 유치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예측했다. 한 증권사 지배구조 자문담당 임원은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들”이라며 “성장성을 인정받아 좋은 조건으로 신규 자금을 유치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성장세 둔화로 매출 정체에 빠진 기업들의 회사 쪼개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력 대형마트사업 부진에 직면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온라인사업을 떼내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하고 약 1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수익사업(투썸)만 떼내 외부자금을 유치했고, 이랜드파크는 외식사업을 분리한 뒤 자금 유치를 추진 중이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경기 둔화로 성장주 프리미엄이 올라갈수록 성장사업을 독립법인으로 떼내려는 시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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